열매컴퍼니, '투자계약증권 1호' 차지할까

입력 : 2023.10.23 15:23:33
제목 : 열매컴퍼니, '투자계약증권 1호' 차지할까
쿠사마 야요이 '호박' 1.2만주 발행 도전장…미술품 조각투자 시장 관심 집중

[톱데일리]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가 '투자계약증권 1호' 타이틀 획득에 도전한다. 최근 고배를 마신 투게더아트 다음 도전자 열매컴퍼니가 국내 미술품 조각투자 처음으로 금융당국의 심사 문턱을 통과하고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여부가 주목된다.




◆ 흥행 보증수표 '쿠사마 야요이' 작품으로 도전장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열매컴퍼니는 지난 13일 미술품 투자 계약증권을 발행한다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1주당 10만원으로 총 1만2320주가 발행되는 모집총액 12억3200만원 규모 청약이다. 청약기간은 오는 11월 14일부터 20일까지로 납입은 같은 달 21일부터 23일까지다.

현재 금융당국 심사에 돌입한 상태로 이번주 내로 통과 혹은 정정요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증권신고서 제출시 금융감독원은 15영업일 내 효력 발생 여부를 결정한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다른 조각투자 업체들과도 의견을 주고받으며 발행 여부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매컴퍼니가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나설 기초자산은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의 '호박(Pumpkin)' 작품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연작 시리즈 중 2001년 작품으로 앞서 열매컴퍼니는 이 작품을 서울옥션으로부터 11억2000만원에 취득했다. 취득금액에 발행 제비용 1억1200만원이 더해져 모집 총액이 결정됐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외 미술 경매에서 유통된 쿠사마 야요이 작품의 실질 판매가 총액은 7조1504만달러(약 862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출품된 작품은 약 5135점인데 그중 낙찰된 작품은 4104점으로 연 평균 80%의 낙찰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판매된 작품 액수만 한화 1502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 가격 산정의 늪…투게더아트 실패 사례 피할까

앞서 타 조각투자 기업이 국내 투자계약증권 1호를 노리며 도전에 나섰지만 실패한 사례가 있어 열매컴퍼니의 증권 발행 여부에 대한 시장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월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투게더아트가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20일 만에 자진 철회했다.

이유는 가격 산정 문제로 알려졌다. 투게더아트는 공모자금 7억9000만원을 조달해 최대주주 케이옥션으로부터 미국 작가 스탠리 휘트니의 작품 '스테이송 61(Stay Song 61)'을 7억2000만원에 취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모회사라는 이해관계 특성상 케이옥션에서 취득 가격을 높게 산정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결국 철회했다.

가격 산정 문제는 열매컴퍼니도 뛰어넘어야 할 숙제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도 가격 산정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최대 관건으로 지목된다. 당초 열매컴퍼니가 지난 9월 중 투자계약증권 신고서 제출을 계획했지만 한 차례 미룬 데에도 가격 산정 문제가 작용했다. 금융감독원과의 협의 과정에서 사전 검토에 대한 의견이 나온 탓이다.

일반적으로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은 작품 수가 적고 객관적인 가격 선정이 어렵다. 발행사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문제가 발생해 가격 산정에 대한 입장 차가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조각 투자 업체들이 적절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증권신고서 제출부터 쉽지 않은 이유다.

열매컴퍼니는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자체 솔루션을 개발해 가격 산정 문제를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열매컴퍼니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자체 특허로 보유한 '미술품 가격산정시스템'에 따른 평가를 기반으로 취득한 기초자산의 취득금액에 발행분담금과 투자자보호기금, 감정평가, 법무법인 보수 등을 반영했다.

열매컴퍼니는 "가격산정시스템으로 국내외 거래사례 43건에 대한 가격 분석과 회사 내 작품팀이 보유한 미술품 전문인력의 감정을 거쳐 취득가격과 적정 공모가격을 산정했다"며 "외부평가기관의 검증을 위해 감정평가법인과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로부터 기초자산의 가격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결제방식으로 '에스크로'를 택했다는 점은 심사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스크로는 증권사 계좌 대신 가상계좌로 투자금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증권사 계좌에 증거금을 미리 납부한 뒤 배정 결과에 따라 환불금을 받는 기존 공모청약 절차와 달라 금융당국의 안정성 평가가 대두될 전망이다.

◆ 밸류업 기대감…조각투자 시장에 순풍 부나

해당 증권신고서가 심사에 통과하면 열매컴퍼니가 보유한 쿠사마 야요이 외 다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조각투자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열매컴퍼니는 지금까지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쿠사마 야요이, 요시토모 나라, 데이비드 호크니 등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 168점을 공동구매하고 이중 107점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열매컴퍼니가 투자계약증권 발행 첫 선례를 남기게 되면 국내 조각투자 시장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생길 전망이다. 현재 열매컴퍼니 외에도 투자계약증권 발행사로 인정받은 조각투자업체는 ▲테사(플랫폼 테사) ▲스탁키퍼(뱅카우) ▲서울옥션블루(소투) ▲투게더아트(아트투게더) 등이 있다.

열매컴퍼니는 지난해 기준 매출 288억원에 영업이익 18억원을 거둔 기업이다. 총자산 300억원 수준의 회사인데 투자계약증권 1호 달성 시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열매컴퍼니는 지난해 3월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로 누적 투자 270억원을 넘기며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받았다.

현재 열매컴퍼니 최대주주는 김재욱 대표이사로 지분율 34.8%를 갖고 있다. 그외 일부 개인주주 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 재무적투자자(FI)로 KDB산업은행(2.6%), KDB산은캐피탈(3.6%) 등이 있다. 앞서 위메이드트리로 열매컴퍼니 투자에 나선 게임사 위메이드도 3.2%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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