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올해 대체투자 크게 줄였다···상반기 6.4조 불과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3.10.24 15:31:41 I 수정 : 2023.10.24 15:49:23
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대체투자액이 지난해 대비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체투자란 주식 채권이 아닌 인프라·부동산·사모펀드(기업 경영권 인수)에 하는 투자를 말한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들 자산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서 대체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액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24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체투자액은 6조4087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연도별·반기별로 잔액(투자원금)을 누적치로 제공하는데, 해당연도에서 전년도 수치를 빼면 대체투자액을 추산할 수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대체투자 잔액(투자원금)은 124조4607억원으로 지난해 말(118조521억원) 대비 6조4087억원이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대체투자액은 지난해 전체 대체투자액(23조6123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하반기에도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가량 대체투자를 하는 꼴이 된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12조9056억원) 수준으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올해 늘어난 6조원대의 대체투자를 분석해보면,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선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투자액의 절반(3조원)을 해외 사모펀드에 투자했으며, 해외부동산(2조원) 해외 인프라(1조원)도 투자를 많이 집행했다. 국내로 봤을 땐 국내 사모펀드만 4887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투자 집행액만 봤을 때 국내 투자는 전체 대체투자의 10%도 차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국내 자산이 투자처로서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에 예년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대체투자 시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인프라 등 자산 가격이 고금리 지속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고, 기업 경영권 인수시장(사모펀드)도 인수금융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국내선 ‘조 단위’ 거래가 실종되고 있는 상황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서 리스크가 큰 대체투자 최소 요구 수익률은 12% 이상인 상황”이라며 “조달비용이 높은 상황서 이를 달성하긴 힘든 상황이어서 시장 전반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목표치를 이미 채웠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연금은 오는 2028년 말까지 대체투자 목표비중을 전체 투자 대비 15%로 설정했다. 주식·채권 등 가격이 지난해부터 떨어지면서 이미 대체투자 부문은 올해 6월 기준 해당 기준을 채운 상황이다.

기금운용계획상 목표치를 상향하지 않는한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대체투자에 나설 근거가 부족해진 셈이다.

IB업계 내에선 KIC(한국투자공사)가 대체투자 비중을 25%로 확대하기로 최근 결정했고, 전세계적으로 수익률 1위(10년간 연평균 10%)를 기록했던 캐나다연금(CPPIB)이 59%에 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국민연금도 대체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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