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의 올해 상반기 대체투자액이 지난해 대비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체투자란 주식, 채권이 아닌 인프라·부동산·사모펀드(기업 경영권 인수)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들 자산가격이 떨어지며 대체투자 수익률이 내려가고 있는데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액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24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연금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체투자액은 6조4087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연도별·반기별로 잔액(투자원금)을 누적치로 제공하는데, 해당 연도에서 전년도 수치를 빼면 대체투자액을 추산할 수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체투자 잔액(투자원금)은 124조4607억원으로 지난해 말(118조521억원) 대비 6조4086억원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대체투자액은 지난해 전체 대체투자액(23조6123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이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올해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가량 대체투자를 하는 꼴이 된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12조9056억원)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늘어난 6조원대 대체투자를 분석해 보면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선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투자액의 절반(3조원)을 해외 사모펀드에 투자했으며, 해외 부동산(2조원)과 해외 인프라(1조원)에도 투자를 많이 집행했다. 국내 사모펀드에만 4887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다. 투자 집행액만 봤을 때 국내 투자는 전체 대체투자의 10%도 차지하지 못했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에 예년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대체투자 시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인프라 등의 자산가격이 고금리가 지속돼 계속 떨어지고 있고, 기업 경영권 인수 시장(사모펀드)도 인수금융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는 '조 단위' 거래가 실종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