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A] [상상인] 우리금융, 인수 시 득실은
입력 : 2023.11.03 16:50:02
제목 : [저축은행 M&A] [상상인] 우리금융, 인수 시 득실은
충청권→수도권 영업망 확대…자산 규모 27위→7위 껑충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적자인데, 상상인도 당분간 '적자' 불가피[톱데일리] 우리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건전성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만큼 기대와 부담이 공존하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상상인이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금융위원회로부터 주식 처 분 명령이 떨어졌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일단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비은행 계열사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의 경우 국내 5대 은행계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NH)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수가 가장 적은 곳 중 하나다. 나머지 네 곳은 주요 비은행 계열사로 꼽히는 증권사, 손해보험사, 생명보험사를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는 카드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벤처캐피털 정도다.
이 때문에 은행에 대한 의존도도 매우 높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그룹 전체의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는 94.2%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떨어진 이유도 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의 업권 내 지위가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경우 자산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16조원대로 BC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 가운데 6위권에 불과하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기준 783억원으로 하나카드를 제외하곤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도 은행계 캐피탈사 5곳 중 가장 낮은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산 규모(1조6104억원)는 27위 정도다. 5대 은행계 저축은행 중에서는 꼴찌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제외하곤 모두 2~3조원대 자산을 보유 중이다.
만약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해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합병한다면 자산 규모는 단순 합산 시 5조원에 육박한다. 이렇게 되면 저축은행 업계 7위, 은행계 저축은행 가운데선 1위를 기록할 수 있다. 게다가 충청권에 국한됐던 영업망이 수도권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우리금융에겐 긍정적이다.
문제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느냐다. 우리금융의 올해 올해 3분기 기준 은행 의존도는 94.2%로 은행계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은행 의존도가 높을수록 시장 금리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곧장 순이익에 영향을 준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로 은행 의존도를 줄이는 건 당장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는 금리와 수신 경쟁 여파로 업황이 매우 악화된 상태다. 올해 은행계 저축은행 5곳 가운데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하곤 적자 또는 급감한 순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또한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적자만 284억원에 이른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아직 3분기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상반기까지 쌓인 누적 적자는 248억원이다. 하반기 역시 적자 탈출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두 저축은행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인수 이후에도 당분간 적자 행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상상인저축은행의 경 우 부동산 관련 부실 위험이 크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액은 1조671억원으로 연체율도 12.7% 수준이다. 1조 여신 가운데 정상여신은 4930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최근 금융업계에서 화두가 되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연체율은 14.12%에 달한다. 연체율이 높아지면 충당금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충당금 규모 증가는 순이익 감소로 이어져 오히려 비은행 계열사 순익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우리금융의 경우 자회사에 대한 출자 여력이 충분한 상태로 저축은행 업권 회복까지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이중레버리지비율이 95%대에 불과해 금융당국의 상한선(130%)까지 자회사 출자 여력은 8조원 이상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고, 최근 저축은행 업황이 좋지 않아 상상인 입장에선 매각가를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금융 입장에서 보면 당장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겠지만 비교적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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