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11월'만 되면 활짝 웃는 롯데웰푸드

입력 : 2023.11.08 16:18:49
제목 : [유통 마케팅: 알쓸신잡] '11월'만 되면 활짝 웃는 롯데웰푸드
'빼빼로' 국내 매출만 연간 1000억원 대…'데이마케팅' 효과 톡톡


[톱데일리] 롯데웰푸드가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다. 바로 대표 제품인 '빼빼로' 이름을 딴 기념일 '빼빼로데이'다. 롯데웰푸드는 외부에서 먼저 만들어 준 기념일 덕분에 해마다 꾸준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주가도 상승세다. 롯데웰푸드 주가는 최근 12만원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월 9만100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6%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웰푸드는 작년 이맘때에도 13만2500원(11월 10일)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11월 들어 상승세를 탔었다.

롯데웰푸드의 빼빼로 흥행은 빼빼로데이를 기점으로 나뉜다. 1983년에 출시된 빼빼로는 기념일이 탄생하기 직전 해인 1995년까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누적 매출액이 약 16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빼빼로데이가 탄생한 시점부터 약 20년간 누적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매년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빼빼로데이 효과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빼빼로는 2019년부터 국내에서만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올리는 등 회사 대표 제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작년엔 국내에서만 1440억원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를 포함하면 누적 매출액은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빼빼로 연매출액 60% 정도가 11월 초에 발생한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데이 효과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는 빼빼로 출시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하고, 지난 9월부터 필리핀, 홍콩, 대만 등 17개국에서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뉴진스가 등장하는 디지털 옥외광고를 전개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빼빼로데이 문화 체험이 가능한 팝업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사실 '빼빼로데이'는 롯데 뿐만 아니라 이미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는 대목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유통업계에서도 11월 11일을 겨냥한 할인 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있었던 또 다른 유통 특수 핼러윈 시즌이 올해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마케팅을 축소했다면, 이달 빼빼로데이를 앞두고는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판매 촉진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이마트24 내 연간 빼빼로 판매량의 47%가 판매됐다. 11월 한 달 동안 빼빼로 1년 장사의 절반이 채워진 셈이다.



이제는 업계 대표 기념일로 자리잡은 '빼빼로데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눈길을 끄는 점은 롯데웰푸드가 시작한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이다. 빼빼로데이는 1996년 부산 여학생들이 11월 11일 친구들 사이에서 빼빼로를 주고받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 의도와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생겨난 빼빼로데이는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며 회사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는 '데이'가 붙여진 기념일만 연간 60개에 달한다. 그 중 빼빼로데이가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업이 의도해서 만들어진 날이 아니었던 만큼, 소비자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이다. 11월 11일이 라는 날짜가 빼빼로의 모양과 닮아 연상시키기 쉽다는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념일이 쏟아지는 가운데 공감하기 어려운 날이 많다 보니, 오히려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빼빼로데이의 성공을 보고 다수의 업체들이 특정일을 제품과 연결시키기 위해 데이마케팅에 나섰지만, 대부분 실패하는 결과를 받았다. 실제로 과거 초코파이데이(10월 10일), 에이스데이(10월 31일), 고래밥데이(12월 12일) 등이 등장했지만, 날짜와 제품의 연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단기간 내 사라졌다.

빼빼로데이는 기존의 기념일과 달리 구매층이 넓다는 장점도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밸런타이데이, 화이트데이 등 기념일은 연인들이 서로 주고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 대상이 한정적이었다면, 빼빼로데이는 친구, 가족, 직장 등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기념일이기 때문에 구매층이 넓다는 의견이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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