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심리 살아난다" 백화점株 웃음꽃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5.25 17:30:02
금리 인하땐 소비 개선 기대
늘어나는 혼인·출산도 호재
올 백화점 3사 주가 동반상승
롯데쇼핑 48%·현대百 55%↑
증권가 잇달아 목표주가 상향








'계엄 선포 사태'로 추락한 소비심리가 정국 안정과 함께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에 백화점주가 호조세다.

'관세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는 데다 추가경정예산안 집행과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확대, 혼인율·출산율 반등 또한 내수·소비 진작에 힘을 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유통주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롯데쇼핑 주가는 48.18% 상승했다. 연초 5만2300원까지 떨어졌던 롯데쇼핑은 점차 우상향하다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익성 개선세까지 드러나며 상승 랠리에 불이 붙었다.

신세계도 올해 들어 34.1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바닥을 찍은 신세계 주가는 전날부터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나는 등 밀접한 모습을 보인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추측된다. 함께 신고가 기록을 세우고 있는 현대백화점도 올해 주가가 54.54% 오르며 백화점 3사가 모두 올해 30%를 넘는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면세 사업도 업황 부진의 끝자락에 다다랐다는 기대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면세 사업 비중이 큰 호텔신라의 올해 수익률은 31.65%로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물론이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면세점사업부가 올해 1분기 시장 추정치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수익 구조 개편이 가시화하고 있고,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의 비자 면제 조치와 인천국제공항점 임차료 조정 신청도 시장의 눈길을 끄는 요소다.

증권가에서도 백화점 3사의 목표주가 상향이 줄을 잇는 등 하반기 상승 여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증권사 10개사가 롯데쇼핑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19일 키움증권은 롯데쇼핑의 목표가로 기존보다 16.88% 높은 9만원을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지난 12일에 목표주가를 20% 넘게 끌어올리기도 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이달 각각 6개사와 8개사가 목표가를 올려 잡았다.

내수가 바닥권에 이른 국면에서 금리 인하 등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는 만큼 시장은 유통주의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이었다. '계엄 선포 사태'로 지난해 12월 88.2로 추락한 소비자심리지수가 5개월째 100을 밑돌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듯 주저앉은 소비심리가 금리 인하 사이클 속에서 점차 개선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혼인과 출산이 늘어난 점도 백화점 실적에는 호재다. 고가 소비가 매출의 핵심을 차지하는 백화점의 경우 혼인 건수가 증가하면 예물 주얼리와 명품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 수요를 발생시키는 출산의 증가도 중장기적으로 백화점주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보다 622명(3.2%), 혼인 건수는 2422건(14.3%) 증가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혼인 수요 확대는 예물 주얼리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뒷받침한다"며 "결국 백화점 고가 수요 기반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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