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농심] ⑥ '3세' 신상열·시열·승열 경영 성적표 살펴보니

입력 : 2023.11.20 11:39:14
제목 : [유통진단] [농심] ⑥ '3세' 신상열·시열·승열 경영 성적표 살펴보니
'첫 20대 임원' 신상열, 원자재 수급 등 핵심 업무 총괄 율촌화학·메가마트도 신시열·승열 중심, 경영수업 한창

[톱데일리] 최근 농심을 둘러싼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차기 경영 바톤을 이어 받게 될 오너 3세들의 경영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농심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열(30) 농심 상무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의 장남 신시열(33) 율촌화학 상무, 그리고 ▲신동익(33) 메가마트 부회장의 장자 신승열 농심미분 본부장 등 3세들은 모두 일찌감치 각자의 영역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 '초고속 승진' 신상열, 경영 능력 입증 관건

현재 2세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농심은 창업주 고(故) 신춘호 명예회장의 세 아들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장남인 신동원 회장이 그룹 중심인 농심과 전반적인 경영을 맡고 있으며, 차남 신동윤 회장과 삼남 신동익 부회장이 각각 계열사 율촌화학과 메가마트를 이끌고 있다. 농심은 장자승계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기업인 만큼 업계에서는 세 명의 오너 3세(신상열·시열·승열)들이 아버지 대의 경영 체제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너 3세들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신상열 상무다. 신동원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으며, 그 가운데 신상열 상무가 그룹 전반을 책임질 유력한 후계자로 언급되고 있다. 1993년생인 신상열 상무는 2018년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후 이듬해 농심 경영기획팀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신 상무는 경영기획팀 대리, 경영기획팀 부장을 거쳐 지난 2022년 구매담당 상무로 임원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더욱 넓혔다. 신 상무는 농심 역사상 첫 20대 임원이자 최연소 임원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승진 당시 업계에서는 회사 내부에서 신상열 상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신상열 상무는 부친 신동원 회장과 비슷한 행보를 밟아가고 있다. 신동원 회장은 1979년 만 21세의 어린 나이에 회사에 입사했다. 이후 15년간의 경험을 쌓고 1994년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40세가 되기 전에 사장 직에 올라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다. 신상열 상무는 신동원 회장보다도 빠른 속도로 그룹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셈이다.

그룹 지분율에서도 신상열 상무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그룹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에서는 신동원 회장(42.92%)과 신동윤 회장(13.18%), 故신춘호 명예회장의 차녀 신윤경(2.16%)씨 뒤에 신상열 상무(1.41%)가 자리하고 있다. 3세 가운데 가장 높은 지분율이다. 또 그룹 핵심 계열사인 농심 주주명단에서는 농심홀딩스(32.72%)와 율촌재단(4.83%)을 제외할 경우 개인 최대주주(3.29%)다.

신상열 상무는 그룹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경영 능력 입증이 핵심 과제로 놓여있다. 신상열 상무가 맡고 있는 구매실장 자리는 원자재 수급 등 핵심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그룹 수익성과 직결되는 보직이기도 하다. 신 상무가 2022년부터 구매담당 실장 자리를 맡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년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6.1%에서 2021년 4%, 2022년 3.6%로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야 3분기 기준 6.8%로 올라서며 회복세에 들어선 모양새다.

신상열 상무에게는 신사업 성과도 중요한 부분이다. 신 상무는 상무 취임 후 파리 국제식품박람회를 직접 찾아 대체육 및 비건 식품을 둘러보는 등 그 룹의 신사업 강화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농심은 2021년부터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과 건강기능식 브랜드 '라이필'을 론칭하는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심은 신성장동력으로 비건과 건기식을 낙점하며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으나, 올해 3분기 기준 여전히 라면 매출 비중이 78%에 달하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신시열·신승열도 업적 쌓기 잰걸음

신동윤 부회장의 뒤를 이어 율촌화학을 이끌 후계자로는 장남 신시열 율촌화학 상무가 언급되고 있다. 신시열 상무는 2017년 율촌화학에 입사한 이후 2022년 신사업 담당 임원(상무)으로 승진했다. 신상열상무와 같은 시기에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회사 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신동윤 부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는데 신시열 상무는 지분율에서도 누나인 신은선씨를 앞서고 있다. 현재 율촌화학은 농심홀딩스(31.94%)를 제외하면 신동윤 부회장(19.36%)이 개인 최대 주주이고, 신시열 상무(4.64%)가 그 뒤에 자리하고 있다. 신은선씨는 회사 내 보직도 없고, 지분율은 0.03%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신 상무는 농심홀딩스의 지분 0.29%도 보유하고 있다.

신사업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신시열 상무는 업무 특성상 향후 그룹 미래를 좌우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율촌화학의 사업은 크게 포장 부문과 전자소재 부문으로 나눠져 있는 가운데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이 포장 부문(80%)에 치우쳐 있는 만큼, 사업 구조 다각화가 주요 과제로 놓여있다.

율촌화학은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이천전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올라오고 있다. 작년 9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 합작사인 '얼티엄셀즈'과 2028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리튬이온배터리용 알루미늄 파우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836억원을 투자, 경기도 평택시에 알루미늄 파우치 공장 증설도 진행중이다. 율촌화학은 2019년부터 일본 업체로부터 수입해 온 알루미늄 파우치를 개발, 성능 검증을 거쳐 제품 공급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이차전지 시장은 올해 160조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531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익 부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는 장남 신승열 농심미분 해외사업본부장이 유력해 보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신승열 본부장과 차녀 신유정씨가 농심미분 지분 20%씩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어 승계 구도가 안개 속이었으나, 지난 5월 신승열 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승계 추가 장남으로 기운 모양새다. 농심미분은 신동익 부회장의 가족회사로, 지분 구조는 신동익 부회장이 60%, 신승열 본부장과 신유정씨 각각 20%씩 보유하고 있다.

신승열 본부장은 해외사업 이란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이 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농심미분은 쌀가루 제품과 소재를 미국 등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인 해외 실적은 확인할 수 없으나, 농심미분은 전체 수익성이 하락하며 우울한 분위기다. 지난해 농심미분 매출액은 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15% 하락한 17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7억원에서 14억원으로 하락했다. 작년 기준 농심과의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전체의 26.4%인 38억원 수준이다.

향후 신승열 본부장이 향후 메가마트 지분 확보에 나설 지에도 업계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신승열 본부장이 농심미분 사내이사 선임을 시작으로 메가마트 지분까지 확보해 입지 강화에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지분 56.1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고, 신 본부장은 아직까지 메가마트의 주식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메가마트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신 본부장의 입김이 적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에 이어 농심근로복지기금과 이스턴웰스가 각각 지분 17.7%, 9.54%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이스턴웰스는 신동익 부회장의 가족 회사로, 신동익 부회장이 지분 30%, 신승열 본부장과 신유정씨가 각각 35%씩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 신승열 본부장이 직접 보유한 메가마트 지분은 없지만 향후 신 부회장의 메가마트 지분과 이스턴웰스의 지분을 넘겨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외에 농심홀딩스 지분 0.27%, 농심 지분 0.65%도 보유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신상열 상무가 임원으로 구매담당 업무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오너 3세들의 승계 방향 등과 관련해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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