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비록 실패했지만…원팀 보여준 재계

입력 : 2023.11.29 16:17:00
제목 : 부산엑스포, 비록 실패했지만…원팀 보여준 재계
재계 2년간 종횡무진했지만 아쉬운 결과…총수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대한상의 "이번 계기로 기업 인지도 강화, 신시장 개척 등의 성과도 얻어"

[톱데일리] 정부와 기업이 민관 협동으로 추진해온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최종 실패했다. 다만 이번 시도가 헛된 노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에서는 재계 총수들이 '원팀'을 꾸려 총력을 다해 세일즈를 한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29일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경 프랑스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부산이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최종 실패했다. 경쟁자였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큰 표 차로 졌다. 투표를 한 회원국 중에서 부산은 29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119표를 받았다. 또 다른 후보지였던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얻었다.

결과는 아쉽지만 경제계에서는 헛된 노력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 대기업집단이 부산이 신청서를 낸 이후부터 적극적으로 정부를 도운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는 게 경제계의 의견이다.

◆엑스포 유치 간절함에 두 손 잡았던 민관


처음에는 정부가 주도했고, 기업은 조력자에 가까웠다. 정부와 부산시는 2021년 6월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엑스포 유치를 공식 신청했다. 처음 부산엑스포 유치 위원장은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 김영주 전 한국무역협회장이 맡았다. 정부는 기업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응한 5대 그룹 총수는 민간 유치위원회를 따로 만들어, 부위원장 자격으로 유치 활동을 벌였다.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부, 부산시, 기업'이 모두 손을 맞잡았다. 2030 세계박람회 경쟁자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면서 전략을 변경한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2022년 7월, 한덕수 총리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민관 합동 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당초 '상하관계' 였던 구조를 '공동' 운영 관계로 바꿨다.

합동 유치위원회 역시 재계가 적극 참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이 모두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들은 그룹 내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부산엑스포 유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도 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주도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여한 TF를 꾸려 그룹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과 사장단, 해외총괄 및 법인장들이 주로 각국 정상과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는 활동을 전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엑스포 전담 TF를 두고 지원 활동에 매진했다. 현대차는 그룹 차원의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TF를 꾸렸고, 롯데그룹은 이동우 롯데그룹 부회장 등을 필두로 그룹 내에 TF를 마련했다.


재계, 1년간 지구 '197바퀴' 돌며 부산 홍보

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총수들은 활발히 전세계를 돌며 세일즈 활동을 펼쳤다. 정부에 따르면 민관 합동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가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회원국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전세계 이동한 거리는 1989만1579km다. 이는 지구를 496바퀴 도는 것과 같은 거리다. 여기서 재계 총수와 각 기업의 임원들이 이동한 거리는 790만km로, 지구 197바퀴를 도는 것과 가까운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단연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인 건 최태원 회장이다. BIE 총회와 다보스포럼 등에서 부산 박람회 개최를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특히 올해 1월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한국의 밤(코리아 나이트)'를 열고 ▲부산엑스포 유치 의지 ▲개최 후보지인 부산 홍보 ▲한국 기업인과의 네트워크 등의 행사 자리를 마련했다.

삼성에서도 이재용 회장을 필두로 활발한 행보가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참여하면서 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만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일본, 중국, 미국, 베트남, 이집트 등을 찾았다. 유럽 헝가리 등에 생산공장이 있는 삼성SDI 등 그룹 계열사들도 현지에서 활발한 세일즈 활동을 전개했다.

LG그룹은 프랑스 파리 도심 곳곳에 300개의 광고판을 집중 배치하며 지원했다. 아울러 프랑스 파리 명소와 영국 런던 명소를 돌아다니는 '부산엑스포 버스'를 운영해 홍보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강점을 두고 있는 롯데그룹은 동남아시아 해외 출장길에서 현지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전 국가적 노력과 염원에도 부산엑스포 유치가 좌절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비록 이번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정부, 경제계, 국민이 모두 '원팀(하나로 움직이는 팀)'이 돼 열정과 노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논평을 통해 "(유치 활동 중에 만난) 각국은 소비재부터 첨단 기술, 미래에너지 솔루션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과 파트너십을 희망했다"며 "이번 활동으로 기업들의 인지도 강화, 신시장 개척, 공급망 다변화, 새로운 사업기회 등 의미 있는 성과도 얻었다"고 밝혔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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