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내홍] 김정호 폭로전에 흔들리는 '쇄신 축'
입력 : 2023.11.29 17:07:55
제목 : [카카오 내홍] 김정호 폭로전에 흔들리는 '쇄신 축'
"사내윤리위원회 조사중"…경영쇄신 작업 지연 가능성↑[톱데일리]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때 아닌 내부비리 폭로에 나서게 되면서 카카오 '쇄신' 작업에도 비상등이 켜지게 됐다. 김정호 총괄은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지난 9월 그룹 쇄신을 위해 전격적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쇄신의 키를 잡고 있 는 김 총괄을 둘러싸고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뒤따라온 내부 비위 폭로 건 해결까지 과제가 산적한만큼 당분간 카카오의 쇄신 정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평가다.
◆ 구원투수서 내부고발자로? 욕설 논란에 내부비위 폭로로 '맞불'
김정호 총괄이 지난 28일부터 이틀 연속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카카오 내부 문제를 꼬집은 글 네 편을 연달아 게시했다. 최근 진행한 내부회의에서 조직원들에게 '개XX'라고 욕설을 했다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다. 카카오 AI 캠퍼스 공사 건에 대해 보고를 받던 중 한 임원과 갈등이 빚어졌고, 욕설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내부에 만연한 카르텔과 방만한 골프 회원권 운영 사실도 함께 폭로하게 된 것이다.
김 총괄은 SNS에서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시설/보육시설 부족 ▲골프장 회원권 남용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숱한 비리 제보 ▲장비의 헐값 매각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 카카오 내부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특히 김 총괄은 해당 글을 올리면서 조선시대 급진 개혁을 시도했던 '조광조'와 '밤길 조심'이라는 해시태그를 함께 달았다. 기존 훈구파의 불만을 감수하면서 목소리를 냈던 조광조처럼 굴하지 않고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김 총괄의 이번 발언이 카카오 대내외적으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김범수 센터장의 최측근인 김 총괄은 카카오 계열사 경영진 인사와 사내 결재 체계 등 그룹 개편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범수 센터장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고, 특히 '카카오 내부 카르텔'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은 김 센터장의 주문사항이기도 했다. 김 총괄은 이에 대해 "그룹 전반의 문제를 인사·감사 측면에서 풀어달라는 김 센터장의 요청을 거듭 받았으나 두 차례 거절한 후 고민 끝에 수락했다"며 "골프장 회원권 문제도 김 센터장이 직접 지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총괄에 따르면 그룹 전체의 골프회원권 현황을 파악한 후 불필요한 회원권을 전부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휴양시설 회원권을 대규모 매입했다. 평가 및 보상 제도도 전면 재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내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성과급의 가시성 확보와 상후하박 구조 개편 등이 포함된 새로운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법인카드는 클린카드로 변경해 내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클린카드는 유흥주점 등 특정 업소에서의 결제를 차단하는 카드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공사업체 선정 과정에서 접수된 비리는 내부 감사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안산의 경우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 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했다"면서도 "서울아레나의 공사업체 선정 방식과 관련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 김정호 "김범수, 내부 카르텔 대대적 쇄신 요구"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진 '본사 임직원들에 대한 욕설 파문'도 제주도 본사 부지 활용을 두고 내부 부정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게 김 총괄의 입장이다.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 부지 일부를 방치해 제주도로부터 부지 회수 공문을 받았고, 이에 해당 부지는 내년 지역 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로 개발할 예정이다.
김 총괄은 "내년 1월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오는 12월 완공되는 카카오 AI 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하자 한 임원이 그 팀을 투입하면 제주도가 싫어할 것이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반박했다"며 "무려 700~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그냥 원래 정해져 있었다고 반복해 주장하는데 다른 임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상황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해 '개x신 같은 문화가 어딨냐'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은 온전히 지겠다.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한다"며 "다만 그렇게 된다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조치를 할 수도 없다. 판단은 이 글을 보시는 분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카카오 쇄신 정책의 핵심인 김 총괄이 공개적으로 내부 비위를 폭로하면서 향후 카 카오의 쇄신 정책도 안갯속으로 빠졌다. 김 총괄의 작심 발언 이후 그의 개혁을 응원하는 반응이 있는 반면 카카오 내부 커뮤니티와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선 김범수 센터장의 신임을 믿고 내분을 일으켰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가 그동안 김 센터장의 측근들로 요직을 구성하면서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번 논란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김 총괄이 이번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상황이 일단락 될 때까지 카카오의 쇄신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김 총괄이 직을 유지하더라도 회사 일각에서는 내부 고발자로 인식되는 만큼 업무 추진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김 총괄은 사내 욕설 파문으로 사내 윤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총괄의 향후 거취와 내부 폭로에 대해 "거취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없으고, 개인 SNS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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