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의 고위험·고수익 투자 성향이 두드러진 가운데 미국 유명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전체 자산 중 3분의 1 이상을 한국인이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증시가 올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인의 위험 선호 심리가 덩달아 부각된 결과로 올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요 레버리지·인버스 ETF 매수 금액은 작년 대비 약 3배 불어났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서는 연말 뉴욕증시 산타랠리를 기대하면서도 내년 뉴욕증시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 ETF' (TSLL) 전체 운용 자산의 약 35%를 한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ETF는 미국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 주가를 1.5배 추종하는 투자 상품이다. TSLL은 올해 들어 시세가 약 170% 뛰었다.
한국인 투자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것은 '마이크로섹터스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F' (BULZ)로 비중은 약 28%다. 해당 종목은 이른바 FAANG(메타(옛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을 중심으로 한 빅테크 종목 주가를 3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시세가 약 296% 뛰었다.
레버리지 ETF라고 해서 모두 수익률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한국 투자 비중이 세 번째로 높은 '디렉시온 데일리 20+ 트레저리 불 3X ETF' (TMF)는 올해 시세가 약 33% 떨어졌다. 최근 한 달 시세가 20% 반등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 10월 말까지 낙폭이 두드러졌던 셈이다. TMF는 올해 초 한국인 순매수 인기 종목에 자주 오르내린 바 있다. 운용 자산의 약 27%를 한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해당 종목은 만기 20년 이상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을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국채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장기 국채 가격 급락(수익률 급등) 사태가 이어진 지난 10월 말까지 TMF도 가파른 낙폭을 보였고, 11월 들어 부분 반등하는 분위기였다.
한국인 개인투자자들은 통상 레버리지 못지않은 위험 선호 투자처인 인버스 상품에도 몰렸다. 나스닥100지수 하락에 3배 베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 역시 한국 투자 비중이 8% 선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요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 금액은 총 23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올해 1월 이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테슬라(TSLA·매수 금액 약 17조5629억원)에 이어 SOXL(13조5998억원), 반도체 3배 인버스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SOXS·9조9141억원), SQQQ(8조8243억원), TQQQ(8조4784억원) 순이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모두 3배 레버리지·인버스 ETF인 셈이다.
레베카 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주식 전략가는 "한국인들은 단순하고 평범한 금융 상품은 지루해한다"면서 "특정 부문에서 최소한 2~3배 수익률을 내기 바라기 때문에 주요 레버리지 ETF 상품의 한국인 투자 비중이 30%를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