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304곳 영업이익 올해 157조→내년 245조 삼성전자 영업익 370% 쑥 SK하이닉스 흑자전환 예상 조선업 실적 턴어라운드 항공·해운주는 고전 예상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내년도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관련 종목과 조선 업종 등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는 한편 해운주, 항공주 등 운송 업종은 고전할 것으로 분석됐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내놓은 국내 상장사 304곳의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합친 총액은 245조9479억원이다. 이 상장사들의 2023년 전망치 합계 157조4762억원보다 56.18% 증가한 수치다. 내년도 추정 매출액은 2934조2510억원으로 올해 2717조1867억원보다 7.9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나 반도체 업종이 국내 산업 전반의 실적 성장세를 이끄는 모습이었다. 반도체 업종의 2024년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364조4789억원, 영업이익 44조7081억원이다. 올해 전망치였던 매출액 300조7634억원과 영업손실 2조4373억원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대비 내년 전망치의 반도체 업종 영업이익 증가액은 47조1454억원으로 내년도 총영업이익 전망치 증가액 88조4717억원의 절반을 상회하는 53.29%를 차지할 정도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의 2024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34조527억원으로 올해 추정치 7조2354억원보다 370.64%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SK하이닉스 역시 내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영업이익 8조4696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종은 이미 수출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를 견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9% 증가하면서 16개월 만에 감소세를 끝냈고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7.8% 증가해 지난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보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반도체 수출 물량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됐다"며 "미국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며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조선 업종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조선 업종은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5700억원에 불과했으나 내년도 추정치는 455.47% 증가한 3조1662억원이다. 매출액 역시 53조8731억원에서 10조원가량 늘어난 64조5919억원으로 추정됐다.
조선 업종의 선전은 현대미포조선, 한화오션 등이 흑자 전환하는 등 실적 개선이 이뤄졌고, 선박 가격 상승이 올해부터 반영된 영향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에 20% 이상 올랐던 선박 가격이 내년 매출부터 반영되는 등 선박 가격 상승폭이 크기 때문에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작이 줄줄이 출시되는 게임 소프트웨어 업종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게임 소프트웨어 업종의 경우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해 1조602억원에서 내년 1조8671억원으로 늘어나고, 매출액 또한 10조2868억원에서 12조2458억원으로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PC게임 '쓰론 앤 리버티(TL)'를 출시했고, 넷마블은 내년 '아스달연대기' 등 신작 게임 10종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2차전지 관련 종목이 대거 포진한 전자장비 업종과 화학 업종 역시 내년에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본격 적용되는 내년에는 전자장비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10조5583억원으로 올해 전망치 6조6160억원보다 59.59%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화학 업종은 석유화학제품의 공급 과잉이 심화하지만 양극재 사업 가치 상승과 태양광 시장 호조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96.59%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 업종과 운수 업종은 역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동차 업종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27조4642억원이었으나 2024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26조183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자동차 업종 부진은 올해 고성장 기조를 이어왔던 현대차와 기아가 내년도부터 실적 피크아웃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상운수 업종과 항공운수 업종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내년에 올해 대비 각각 1399억원과 3071억원 줄었다. 특히 HMM 영업이익이 34.71% 감소할 예정이다. 이는 컨테이너 운임 하락과 물동량 감소 등 해운 업황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