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 과반 이상 지분 확보 '복잡한 셈법'

입력 : 2023.12.08 08:48:41
제목 :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 과반 이상 지분 확보 '복잡한 셈법'
MBK 공동연대 21% Vs. 조현범 회장 8% 확보 필요…자금력·우호지분 확보 '팽팽' 反 조현범 측, 50% 이상 지분 확보해도 이사 해임 등 행보 제한적…이사회 장악 후 향후 도모 가능

[톱데일리] MBK파트너스·조현식·조희원 공동연대(이하 MBK 공동연대)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간 경영권 분쟁의 관건은 50%의 지분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지 여부다.

MBK 공동연대 측의 공개매수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가운데 현 시점의 우위는 단연 조현범 회장에 있다. 조현범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은 약 42.03%, 조현식 고문은 18.93%,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녀(4남매 중 둘째)인 조희원 씨는 10.61%다. 조현범 회장이 조현식·조희원 씨 대비 약 12.5%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조현범 회장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8%의 지분이 요구되는 반면, MBK 공동연대는 약 21%의 지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7일 한국앤컴퍼니 종가(2만2100원)를 기준으로 조현범 회장은 추가 8% 지분 확보에 약 17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고, MBK 공동연대는 공개매수가 2만원을 적용할 때 3860억원(최대 지분 목표치 약 27.32%(2593만4385주) 적용시 약 5187억원)의 실탄이 요구된다.

조현범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 추가 매입보단 우호 세력을 확보하는 구상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약 42%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현범 회장은 지배력 유지를 위해 해당 지분의 절반을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로 활용하고 있다. 추가 주담대를 활용해 지분 매입에 나설 경우 분쟁 종결 이후 조현범 회장의 자금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현범 회장은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지분 매입(약 23.59%)과 부친 보유의 한국타이어 지분(5.66%) 수주 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약 3610억원 이상의 채무를 부담하게 됐다. 해마 다 대출원리금과 증여세의 분할상환을 위해 약 400억원 이상의 지출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공개매수의 성공에 대한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자리한다. MBK 공동연대 측의 공개매수를 통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취득 최소 목표치는 약 20.35%(1931만5214주)다.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수가 최소 매수예정수량을 밑돌 경우 공개매수는 이뤄지지 않는다. 소액주주(약 23.75%·2255만1169주)의 지분 대부분을 흡수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공개매수 제시가인 2만원을 줄곧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MBK 공동연대가 그리는 지분 확보에 대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재계에서 총수일가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우호세력이 거론되기 마련이다. 학연, 지연, 사업관계 등에 얽힌 그룹 외 지분이 개입되는 것을 지칭한다. 이는 타법인 출자 현황을 통해 일부 추정할 수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극동유화 지분 약 8.75%를 보유하고 있다. 극동유화의 3대주주다.

양측의 관계는 사업적 교류를 고려할 때 돈독한 것으로 평가된다. 극동유화 산하의 우암건설은 한국타이어의 헝가리 공장 확장 공사를 비롯해 중앙연구소 테크노돔 공사 등에 참여했다. 조현범 회장은 우암건설 산하 부동산개벌업체 우암디앤아이의 기타 특수관계자(2019년 기준)로도 분류됐다.



최근에는 조현범 회장의 사법리스크와도 연관돼 있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 7월 우암건설에 이른바 끼워주기식 공사 발주 및 이에 대한 대가로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추가 기소됐다.

유통전문기업 에치와이(hy)도 조현범 회장의 우호세력이란 평가에 오르내린다. 당초 약 160억원 규모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보유한 hy가 최근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다. hy가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투자은행(IB)업계 안팎에서는 공개매수 시점과 맞물려 진행된 움직임에 기반해 향후 행보를 주목하는 모양새다. 양측은 최근 사업적으로도 교류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계열사 한국네트웍스는 올해 2월 약 120억원 규모의 hy 논산 물류센터 신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MBK 공동연대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사모펀드 운용사로서의 명성과 입지 등을 고려할 때 한국앤컴퍼니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동원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조현범 회장 측의 주요 대응책 등을 예상하지 않고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분쟁을 선포하지 않았을 터다.

현재 금융감독당국은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최근 주가 상승과 거래량 증가 등에 대한 모니터링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MBK파트너스와 조 현식 고문·조희원 씨의 주주간 계약서를 체결(지난달 말)하고 공개매수 관련 공시 전 불거진 한국앤컴퍼니 주식 거래량 급등과 관련해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특정 세력의 개입 여부 등을 살펴보기 위한 성격이다. MBK 공동연대 측은 반등이 요원하던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우상향하며 공개매수가를 상회하고 있어 지분 확보를 위한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MBK 공동연대도 자신들의 우군을 확보하는 행보를 병행할 있다. 대표적으로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녀로 4남매(2남2녀) 중 맏이인 조희경(0.81%)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이번 MBK파트너스 공동연대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앞서 부친이 조현범 회장에게 지주사 지분을 증여한 데 반발하며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조현범 회장보다 MBK파트너스 공동연대 편에 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조희경 이사장은 해당 소송에서 조현식 고문과 궤를 같이 했다. 앞서 서울가정법원은 조희경 이사장 측이 제기한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기각했다. 이후 조희경 이사장 측은 항고했고, 해당 결과는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

◆ 지분 50% 확보해도 행보 제한적…이사회 장악 후 향후 도모 가능

한편 MBK 공동연대가 지분 50% 이상을 확보한다고 해도 완전한 장악을 꾀하기는 쉽지 않다. 조현범 회장의 지분이 42%를 상 회하기에 그의 이사 해임 등을 추진하는데 제약이 따르는 까닭이다. 이사 해임은 주주총회(이하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동의를 요한다. 현 시점에서 주총 참석율을 100%로 가정할 때 MBK 공동연대 측은 약 67%의 의결권을 확보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이사 선임을 통해 한국앤컴퍼니의 이사회를 장악하며 향후를 도모할 수 있다. 이사 선임은 주총 보통결의로 주총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이사회는 7인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정관에 이사회 규모를 3인 이상 15인 이내로 명시하고 있다. MBK 공동연대가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인 셈이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성공 시 이사 선임 등을 주도하겠다고 피력한 데서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MBK파트너스 측은 조현식 고문·조희원 씨와 맺은 주주간 계약을 통해 공개매수 성공 시 한국앤컴퍼니 이사 총수의 과반수 이사 지명,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내 위원회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및 인사위원회(신설 예정)의 위원 과반수 지명 등을 명시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가 성공해 50%를 넘는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하게 되면 기업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즉각적으로 한국앤컴퍼니의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피력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21 15:30
한국앤컴퍼니 14,250 10 +0.07%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4.22 08:27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