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포스코] ① 재계 5위 왕관의 '무게감'

입력 : 2023.12.12 15:20:55
제목 : [30대 기업 결산] [포스코] ① 재계 5위 왕관의 '무게감'
롯데 제치고 '톱5' 입성…'주인 없는 회사' 한계 속 최정우 거취 주목

[톱데일리] 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출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 효과로 올해 포스코가 롯데를 누르고 재계 5위 대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삼성, SK, 현대차, LG와 어깨를 나란히 견주게 됐지만 '주인 없는 회사'라는 한계는 뛰어넘어야 할 허들로 꼽힌다.

올해 포스코그룹은 롯데를 제치고 재계 5위에 입성했다. 지난 4월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자산 상위 5대 그룹(2022년 말 지표 기준)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순이었다. 2010년부터 5위 자리를 굳게 지켰던 롯데는 포스코에 밀려 6위로 내려왔다.

포스코그룹의 자산총액이 1년 새 크게 늘어난 결과다. 2021년까지만 해도 포스코그룹의 자산총액은 96조3490억원이었지만 한 번에 26조원 가량이 뛰며 지난해 기준으로는 자산총액이 132조66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롯데그룹 자산총액은 121조5890억원에서 129조6570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론 포스코의 실질 자산이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작년 3월 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기존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로 물적분할 했다. 물적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 가치 약 30조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된 것이 순위 변동의 주된 이유였다.

사실 포스코는 총매출 규모에선 롯데를 크게 앞서 이미 국내 5위권에 진입해 있었다. 공정위가 집계한 대기업 집단별 연간 매출액 규모에서 포스코그룹은 2020년 68조원을 기록해 롯데(65조원)를 추월했다. 이후 격차를 벌려 올해 발표 당시(지난해 기준)엔 그룹 총매출 100조원을 넘겨 약 72조원 수준인 롯데를 크게 압도했다.

물론 같은 5대 대기업이라 해도 포스코 위에 자리한 4개 그룹은 규모 자체가 남다르긴 하다. 올해 공정위 집계에 따르면 삼성의 총 자산은 약 486조원, SK 327조원, 현대차 271조원, LG 171조원을 기록했다. 4위 LG를 제외하면 1~3위 그룹들은 132조원 수준인 포스코의 자산보다 2~3배 이상 많은 규모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엠텍, 포스코DX 등 6개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고 비상장 회사 182개까지 약 200개에 가까운 국내외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활동 무대도 국내 외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중국, 호주 등 다양하다.

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출범을 기점으로 철강과 2차전지 소재사업 부문을 강화해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나가고 있는 만큼, 향후 그룹 몸집이 더욱 불어날 가능성이 다분하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121조를 투자할 계획인데 그 중 철강을 제외한 배터리와 친환경 인프라 부문에만 60% 이상 투자된다.

배경에는 최정우 회장이 친환경 미래 사업을 강조하며 2차전지 원료 채굴부터 생산까지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등의 시도가 있다. 최정우 회장의 주도 아래 포스코홀딩스 출범으로 지주사 체제를 세우고 철강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2차전지,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꿔놨다는 평가다.

올해 관련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조6251억원 가량의 철강 생산 효율 증대 목표 에 올해 9월까지 2조4427억원을 투자했다. 친환경 미래 소재의 큰 축인 포스코퓨처엠에도 3조5201억원 투자 목표 중에 1조3644억원의 집행을 마쳤다.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상용화 공장 등 해외에도 약 2조원 가량 투자가 집행됐다.

같은 맥락에서 포스코는 최근 흡수합병한 포스코에너지 등 그룹사 4곳을 정리했지만, 올해에만 부동산 업체 큐에스원을 편입하고 포스코피에스테크, 포스코피알테크, 포스코에이치솔루션, 포스코지와이솔루션 등 11곳을 신설했다. 제철소 설비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설립한 업체들과 해외 친환경 솔루션 관련 기업들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리튬 생산 42만3000톤을 달성하고 글로벌 '톱3' 리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 리튬 사업 매출액은 13조60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8조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매출 62조원, EBITDA 1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다만 재계 5위 대기업 그룹으로서의 한계점도 명확하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오너 없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왔다. 특히 앞선 6대 이구택 전 회장, 7대 정준양 전 회장, 8대 권오준 전 회장 등 정권 교체 시기마다 수장 교체가 빈번했던 만큼 경영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는 단점은 분명하다.

포스코 외 재계 10위 내 기업들은 모두 오너 소유로 운영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주인 없는 포스코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경영에 임하는 구조와 다른 태생적 한계가 있다. 총수가 없어 포스코그룹의 동일인은 현재 포스코홀딩스로 지정돼 있다.

특히 친환경 배터리 소재 사업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최정우 회장의 향후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점은 현재 포스코그룹의 가장 큰 불안요소로 꼽힌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후 연임해 6년간 포스코그룹을 이끌어 왔지만 현재 정치권 외압 등으로 인해 퇴임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수장 교체 시 사업 방향이 전면 뒤집어지거나 예정에 없던 사업 등의 정리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포스코와 함께 '셀프 연임' 지적을 받은 KT도 올해 김영섭 대표 선임으로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이뤄지자마자 구조조정 불안감 속 무선 3위로 내려오는 등 불안정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미래를 위해 최정우 회장이 연임을 하느냐 퇴장을 하느냐 결전의 순간만이 남았다"며 "지금까지의 포스코 투자가 헛되지 않으려면 친환경 소재 등 미래 사업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인사 등용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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