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0%대로 낮췄던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과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 완화 등을 반영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8일 IB업계에 따르면 영국 바클레이스는 지난달 30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0%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대선 전 보고서를 낸 바클레이스는 "누가 당선되든 확장재정이 공통적인 핵심 기조가 될 것"이라며 새 정부의 재정정책 효과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1.4%에서 1.7%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도 지난달 16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7%에서 1.1%로 기존 대비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2차 추경이 최소 국내총생산(GDP)의 1%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같은 경기 부양용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모건스탠리 또한 5월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이 1.1% 성장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1.0%)을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해외 IB들의 움직임은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 기관들이 일제히 올해 성장률 전망을 0%대로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낮추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다만 한은의 수정 전망은 2차 추경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로 향후 추경 편성 여부에 따라 상향될 여지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최근 경기 동향 평가 보고서를 내고 2분기 경기 반등 가능성을 크게 보면서도 내수 부진, 수출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완만한 U자형 회복을 위해서는 신속한 경기 대응용 추경 등 적극적인 거시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건설 경기의 과도한 침체를 막지 않고서는 의미 있는 경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2차 추경 편성 시 기존 중장기 국가 인프라 구축 계획상 일부 사업의 실행 시기를 앞당겨 추경안에 포함함으로써 건설 시장의 공공 수요를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