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점검] 한투저축, 부동산 대출 비중 '50%' 육박
입력 : 2023.12.12 16:34:17
제목 : [저축은행 점검] 한투저축, 부동산 대출 비중 '50%' 육박
4200억 유증으로 BIS비율·손실흡수력 제고
7000억대 브릿지론 부실 현실화 우려[톱데일리]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를 늘려온 한국투자저축은행(이하 한투저축은행)의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체 대출금의 절반이 부동산 관련 대출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 브릿지론 규모는 7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 말 기준 한투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3조2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 규모가 1.7배 더 큰 OK저축은행이 보유한 부동산 대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한투저축은행의 전체 대출금(6조9902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6%에 달한다.
한투저축은행의 경우 저금리 장기화가 이뤄진 지난 2020년부터 부동산 금융을 크게 늘려왔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한투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8211억원에 불과했지만 약 4년 만에 4배 가량 급증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경기도 하락세를 맞았다. 이에 따라 한투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자산의 건전성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한투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은 1%대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4.33%로 2.77%p(포인트) 올랐다. 특히 부동산PF 대출에 대한 연체율은 1.85%에서 6.7%로 거의 5%p 가까이 악화됐다.
전체 연체액으로 보면 지난해 3분기 482억원에서 1391억원으로 거의 3배 가량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또한 잠재 부실로 해석되는 요주의여신도 4804억원으로 1년 전(2629억원)의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다행인 점은 올해 상반기 자본 확충으로 손실 흡수력이 그나마 완화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한투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0.9%로 저축은행 업계 평균치(13.15%)를 크게 하회했었다. 당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비중은 198.9%로 저축은행 평균인 80%보다 위험 노출도가 매우 높은 편이었다.
지난 3월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BIS비율은 16.3%까지 개선됐고,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와 브릿지론 비중도 각각 116.4%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체율이 높아지고 부실 여신 비중이 높아지면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데, 이는 또 다시 BIS비율을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한투저축은행 순이익은 1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7억원)보다 81.2% 줄어들었고 16%대까지 개선됐던 BIS비율도 15.72%로 조정됐다.
특히 아직 부실이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브릿지론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투저축은행의 브릿지론 보유액은 7736억원으로 나타났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본PF 대출을 받기 전에 고금리로 단기(6개월~1년) 대출받는 것을 말하는데,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브릿지론의 경우 미래 개발 가치를 판단해 사실상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본PF로 전환하지 못한 브릿지 여신들은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연장을 하고, 만기를 연장한 여신에 대해선 부실로 보지 않기 때문에 만기를 연장하는 동안에는 건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나빠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통상 만기 연장을 3회 이상 하는 경우 '부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데 브릿지론을 크게 늘렸던 시점이 2020년 이후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브릿지론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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