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치 연봉·배당금 썼어도 … 조양래 명예회장 아직 실탄 많이 남아있다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3.12.15 11:28:17
입력 : 2023.12.15 11:28:17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사진)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 과정서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도와주기 위해 근 10년치에 달하는 연봉·배당액을 투입했다. 이외에도 조 명예회장이 추가적으로 확보한 자금만 최소 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5일부터 벌어진 차남 조 회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간의 경영권 분쟁은 조 명예회장 사재출연에 따라서 조 회장의 승리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이 사재출연을 통해 조 회장 우호지분(한국앤컴퍼니 지분 2.72%) 확보를 위해 투자한 570억원은 지난 10년간의 조 명예회장 실제 수입(임금과 배당액)과 맞먹는 규모다.
앞서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는 지난 1985년 효성그룹과 분리된 후 초반 3년을 제외하고 상당기간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다가 지난 2012년 9월 인적분할 후 현재 체제가 수립(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 사업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되면서 조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복귀 후 2013~2021년 간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두 회사서 수령한 금액은 도합 1190억원이다. 퇴직금을 포함한 임금(보수)이 317억원, 배당이 872억원이다. 이를 테면,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서만 수년간 매년 약 66억원을 배당액으로 받은 바 있다.
1190억원 중 실제 조 명예회장이 손에 쥔 금액은 700억원대로 추정된다. 38%에 달하는 대주주 배당소득세와 40%대인 소득세 최고세율 등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번 570억원 사재출연은 그런 의미에서, 경영일선으로 복귀한 조 명예회장의 경영인으로서의 얻은 수입액 대부분이 투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한국앤컴퍼니 고위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주식 매각에 따른 차익액도 상당히 크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조 명예회장은 2020년 차남인 조 회장에게 자신의 한국앤컴퍼니 보유 지분 전량인 23.59%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약 3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남인 조 회장 경영권 방어를 위해 투입할 실탄이 아직도 두둑히 남아있는 셈이다.

앞서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지난 5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하며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가져오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 명예회장이 일부 임직원에게 “지금까지 키워온 회사를 사모펀드에 넘긴다는 건 말도 안 된다”며 “다시는 경영권 관련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참에 확실히 정리하겠다”고 말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조 명예회장이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570억원어치(지분 2.72%)를 사들이면서 조 회장과 특별관계자 합산지분율은 45.61%가 됐다. 조 회장에 우호적인 지분(hy 보유지분 1%)과 어느 편도 들지 않을 중립 지분(국민연금 3%)을 합하면, 조 회장측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50% 이상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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