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카카오] ① 올해도 재현된 CEO 잔혹사…2년새 리더십 교체만 5번째

입력 : 2023.12.20 15:18:39
제목 : [30대 기업 결산] [카카오] ① 올해도 재현된 CEO 잔혹사…2년새 리더십 교체만 5번째
데이터센터 화재·사법리스크 등 줄 잇는 사건 사고 창업자 김범수式 해결책, 논란 때마다 리더십 교체

[톱데일리] 카카오 대표이사(CEO) 잔혹사가 올해도 이어졌다. 2021년 카카오페이 상장 먹튀 논란, 2022년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에 이어 올해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정 혐의, 경영진 비위 행위 등 각종 풍파가 연달아 몰아쳤다. 카카오는 그 때 마다 리더십을 교체했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카카오는 지난 2년여간 내외부 리스크로 대표이사를 4차례(여민수→남궁훈→홍은택→정신아)나 교체했다. 대표이사 내정자 상태에서 사퇴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까지 헤아리면 이번 정신아 내정자까지 5번째다.

◆ 철저한 CEO 책임 체계…'논란→퇴임' 반복

카카오의 CEO 잔혹사는 2021년 말,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가 막을 내린 이후부터 시작됐다. 당시 카카오는 조수용 공동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를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그런데 그 직후 류 전 대표가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 주식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 것이 알려지면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발생했다. 결국 류영준 전 대표는 내정 약 50일 만에 자진사퇴했으며, 연임 예정이던 여민수 대표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며 논란이 일단락됐다.

이후 카카오는 지난해 3월 카카오게임즈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남궁훈 당시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신임 단독대표로 선임했다. 여기에 같은 해 7월에는 그룹의 상생 정책을 담당하는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 센터장을 각자대표로 신규 선임하며 사업 경쟁력과 사회적 책임 강화 등 투트랙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이 계획마저도 약 3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 먹통 사태가 발생하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서비스 관리 역량은 물론 추후 대처에서 도 잡음이 나오며 위기를 맞았다. 그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질책을 받기도 했다. 결국 카카오는 남궁훈 대표가 카카오톡 먹통 사태의 책임을 지고 부임 7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홍은택 단독대표 체제가 올해까지 이어졌다. 홍은택 대표 체제에서도 카카오는 연이어 터진 논란으로 신뢰 회복에 실패하는 모습이었다.


◆ 시세조종 의혹에 쇄신책 꺼냈지만, 결론은 또 리더십 교체

먼저 올해 1월 카카오톡 먹통 보상으로 이용자들에게 지급한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을 무료 사용기간인 30일이 지나면 월 1900원의 유료 결제로 자동 전환되도록 설정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보상을 핑계로 서비스 가입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기에 카카오톡 해외 이용자들은 보상 정책에서 제외되는 등 '보여주기식 보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또 시장 독과점과 택시 및 대리운전 수수료 갑질 논란에 중심에 섰던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3000억원 규모의 매출 회계 조작(분식회계) 논란에 빠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주 수입원인 가맹택시 사업은 ▲택시 기사들이 운임의 20%를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수료로 내는 '가맹계약'과 ▲회사가 운임의 15∼17%를 택시기사·법인택시에 돌려주는 '제휴계약'으로 이뤄진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이중구조 계약 방식을 분식회계로 간주해 지난 7월부터 카카오모빌리티를 감리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회계 처리 방식에 대해 감독 당국(금감원)과의 견해 차이가 있어 이를 해소하고자 당사의 입장을 성실하게 소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이미지 제고에 애를 먹던 카카오는 연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에서 확산된 사법리스크로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SM엔터 인수를 주도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주요 경영진들이 약 2400억원을 시장에 투입해 SM엔터의 주가를 고의로 인상시켰다는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김범수 센터장도 검찰에 출석하는 등 경영진에 대한 수사 압박은 거세졌다.

이후 카카오는 김범수 센터장을 중심으로 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강력한 쇄신 정책을 예고했다. 홍은택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적인 이슈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 재정비를 진행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올해 대내외 악재로 힘든 대표 생활을 보낸 홍은택 대표도 쇄신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11월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의 내부 비위 폭로로 그룹의 경영진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홍은택 대표도 내년 3월까지 정해진 임기만 마무리하고 물러나기로 했다. 홍은택 대표는 지난 13일 사내 공지를 통해 "지난 1년여 동안 임직원 여러분들을 많이 힘들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며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았다.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경영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홍은택 대표 후임 인사로 정신아 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신임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이 때문에 전례 없던 위기 속에 카카오를 이끌게 된 정신아 내정자가 카카오 CEO 잔혹사를 끝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신아 내정자는 카카오 첫 40대 여성 단독대표로 현재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그룹 쇄신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다.

정신아 내정자는 지난 18일 카카오 제 8차 비상경영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쇄신 TF(테스크포스) 등을 통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룹 쇄신 방향을 구상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 쇄신방향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지만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 주어진 시간 속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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