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6년 이끈 포스코그룹 떠난다
입력 : 2024.01.03 14:50:00
제목 : 최정우 회장, 6년 이끈 포스코그룹 떠난다
차기 회장 후보 명단에서 제외…3연임 도전 '무산'[톱데일리] 포스코그룹을 6년간 이끈 최정우 회장이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현 정부의 압박에 부딪혀 3연임 도전이 좌절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는 3일 제4차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 회의를 열어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 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다. 후추위에 따르면 해당 명단에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후추위는 최 회장이 자진해서 후보군에서 빠졌는지, 심사과정에서 제외됐는지에 대해선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8명으로 1차 압축된 후보군 명단에 대해서도 포스코홀딩스는 따로 공개하지 않고 비밀에 부쳤다.
최근까지 최 회장은 거취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회장직 3연임 도전에 대한 의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국 포스코그룹을 떠나게 됐다. 지난 2018년 포스코그룹 회장에 취임해 2021년 연임에 성공한 최 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선 최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올해 사업별 중점 추진사항을 세세히 제시했었기에 예상 밖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최정우 회장은 2일 "친환경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역량을 키워 나간다면 성장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톱 티어 철강사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을 이끌면서 기존 철강 중심의 사업적 한계를 벗어나 미래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임 기간 배터리 등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투자로 포스코그룹을 전통 철강사에서 미래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대전환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홀딩스를 출범하는 등 경영 성과도 냈다.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포스코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고, 그룹의 핵심인 제철사업을 비상장회사로 남겼다. 사업 다각화, 효율적인 신사업 투자를 위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재임 기간 동안 경영상의 아쉬운 점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로 포항제철소가 전면 가동을 중단하는 등 포스코홀딩스가 유례 없는 사업 타격을 입었다. 당해 영업이익이 4조8501억원에 그쳐 전년(9조2381억원) 대비 절반이나 축소되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최 회장의 3연임이 좌절된 데에는 '셀프 연임' 등 현 정부의 비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출 절차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최 회장의 3연임 시도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국민연금공단은 포스코홀딩스 지분율 6.71%를 가진 최대 주주다.
앞서 지난해 국내 '소유 분산 기업' KT에서도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에 도전에 도전했지만 정부의 입김 등이 작용하면서 구 전 대표의 연임이 좌절되고 KT그룹은 반년 가량 경영 공백을 겪었다. 일각에선 KT 사태를 지켜보면서 다음 타깃이 또 다른 '주인 없는 회사' 포스코그룹의 최정우 회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까지도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최정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최종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그룹은 명실상부 재계 5위 그룹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나 관련 행사에 최 회장이 한 번도 정식 초청받지 못하면서 현 정부로부터 적지 않은 압박에 부딪혔다.
최 회장 본인도 상당 부분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달 이사회가 CEO 선임 관련 규정을 전면 개정하면서 최 회장의 연임 절차가 번거로워졌다. 그간 포스코그룹은 현직 CEO가 연임 의사를 밝힐 경우 다른 후보자들에 앞서 단독으로 심사를 받을 기회를 제공했지만 앞으론 다른 후보와 똑같은 조건에서 심사가 진행된다.
최 회장이 3연임에서 물러나면서 현재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그룹 핵심인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그룹 재무통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도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른다. 외부 인사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거론되고 있다.
후추위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 기관에 평판 조회를 의뢰해 오는 8일까지 결과를 돌려받을 예정이다. 이후 이 내용을 반영해 오는 10일 제5차 후추위에서 내부 후보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외부 후보 명단까지 포함해 이달 17일 20~30명 수준의 '롱 리스트'를 최종 확정하고 이후 추가로 압축할 예정이다.
최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그룹을 이끌 후임의 윤곽은 2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달 말 포스코그룹 후추위가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압축한 뒤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후보 1인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박희재 후보추천위원장은 "포스코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새 그룹 회장을 선발하는 중차대한 임무 앞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끝까지 공정하고 엄정한 선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고" 밝혔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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