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2022년 선방...올해는 '버티기' 전략

입력 : 2023.02.09 09:37:19
제목 : 크래프톤, 2022년 선방...올해는 '버티기' 전략
PC·콘솔, 모바일 매출 부진 상쇄…퍼블리싱·배그 수익성 고도화 계획

[톱데일리] 크래프톤이 지난해 연이은 신작 성과 부진에도 PC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견고한 실적에 힘입어 매출·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했다. 올해 별다른 대형 신작 타이틀이 없는 크래프톤은 PC 배틀그라운드의 수익성 고도화와 외부 개발사 퍼블리싱(유통)을 통해 매출 하락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 매출·조정 EBITDA 동반 하락… PC '배그'가 살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 2022년 연간 매출은 1조8540억원(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대비 1.7% 하락했다. 지난해 크래프톤 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은 1조25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감소했다. 상승한 PC 및 콘솔 사업부의 매출이 모바일 부문의 매출 하락세를 상쇄했다. 지난해 PC 배틀그라운드 성과가 포함되는 PC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보다 16.7% 오른 465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출시한 공포 총싸움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성과가 포함된 콘솔 부문은 직전 년도 보다 430% 증가한 약 10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크래프톤 영업비용은 전년대비 10.7% 하락한 1조1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인건비와 앱수수료는 전년 대비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출시를 위해 지난해 4분기 대규모 마케팅이 집행된 영향으로 광고선전비는 전년 대비 57.7% 증가한 약 1230억원이었다.

매출 하락에도 크래프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5% 늘어난 7516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상승은 전년도 발생한 일회성 비용과 연관된 기저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주식보상비용으로 1670억원을 지출했는데 올해는 관련 비용이 마이너스(-) 636억원으로 전환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서 주식보상비용을 제한 조정 EBITDA는 전년 대비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0년 크래프톤 조정 EBITDA는 8830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엔 7937억원으로 10.2% 감소 했다.

◆ 대규모 영업외비용 발생… M&A 후폭풍?

지난해 4분기 1654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반영되면서 크래프톤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3.8% 하락한 5002억원을 나타냈다. 크래프톤 상장 이래로 분기 순손실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래프톤은 4분기 당기순손실 전환이유에 대해 영업외 손실로 1492억원 규모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크래프톤 보유 무형자산은 9665억원이었지만 연말에는 8605억원 규모로 축소됐다. 크래프톤 무형자산의 대부분은 타법인증권 취득에 따른 영업권으로 구성돼 있다. 크래프톤이 지난 2021년 12월 해외 게임 개발사 '언노운월즈 엔터테인먼트' 지분 100%를 약 9450억원에 인수하며 1000억원대였던 영업권 규모가 약 8700억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9월 언노운월즈가 미리해보기(얼리억세스) 방식으로 출시한 턴제 게임 '문브레이커'가 실망스런 성적을 기록한 탓에 대규모 영업권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크래프톤은 자산손상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을 때 손상검사를 수행해 영업권을 상각처리하고 있다. 전자소프트웨어유통망(ESD) 스팀에 따르면 문브레이커의 최근 접속자 수는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문브레이커 콘텐츠가 이용자간 대결(PvP) 위주로 구성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인수·합병(M&A)을 위한 가치평가 당시 문브레이커는 올해 546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됐다.

◆ 퍼스트파티+세컨드파티 전략으로 간다… 프로젝트 검증도 강화

올해 크래프톤은 개발 프로세스 변경과 퍼블리싱 강화라는 두 가지 큰 변화점을 시사했다. 우선 개발 스튜디오의 자율성을 중시하던 '크래프톤 연합체' 방식에서 본사가 게임성을 타이트하게 검증하는 일종의 중앙집권형 체제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크래프톤 개발 자회사들의 신작이 연달아 손익분기점(BEP)에 미달하는 성적을 낸 것이 이러한 결정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수천억원 규모의 개발비를 지원한 자회사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SDS)가 지난해 말 출시한 PC·콘솔 공포 총싸움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다소 부진한 성적이 개발 프로세스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크래프톤은 자체 개발작(퍼스트 파티) 중심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외부 개발 게임 퍼블리싱(유통)도 겸비하기로 했다. 크래프톤의 글로벌 경험과 퍼블리싱 인프라를 활용해 외부 개발사(세컨드 파티)와 협업 시너지를 극대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2022년 크래프톤은 신규 사업 탐색, 새로운 장르 신규 플랫폼 진출 등을 시도했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충분히 미치지 못했다"면서 "펍지 PC 및 콘솔 버전의 경우 성공적인 '프리 투 플레이'로 안착했고 지속적인 서비스 발판을 마련했다. 모바일 플랫폼에선 높은 퀄리티의 슈팅 게임을 개발하고 전세계에서 서비스해 운영 경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대형 신작 부재를 기존 배틀그라운드 지적재산권(IP) 관련 게임 수익성 제고와 퍼블리싱 전략을 통해 메워간다는 구상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PC·콘솔 2종, 모바일 4종을 포함해 6개의 자체 개발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퍼블리싱 타이틀 1종도 확보했다. 다만 크래프톤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프로젝트 블랙버짓', '서브노티카2(가칭)', 이영도 작가의 유명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원작 바탕의 콘솔 게임 '프로젝트 윈드리스'는 내년부터 순차 출시 예정이다. 올해 대형 신작 공백에 따른 크래프톤의 실적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제작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게임을 대형 기대작이라고 한다면 올해 크래프톤의 대형 기대작 출시는 예정에 없다"면서 "투자 비용과 성적의 상관관계는 아주 크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올해부터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확보한 퍼블리싱 타이틀은 1종이지만, 더 많은 게임을 타석에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대표는 현재 서비스 중단된 인도 배틀그라운드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가 곧 서비스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 고재무책임자(CFO)는 "'시장에서 2023년 크래프톤 신작이 없다', '펍지 IP 지속 성장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 경영진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PC 배틀그라운드 성장형 스킨 출시를 통해 PC 버전 사상 최고 일매출을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 IP를 통한 성장이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 측면에서 보수적인 채용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 인건비는 지난해 대비 소폭 증가하는 수준으로 예상하며 마케팅비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기주식 취득 후 소각 '당근' 제시… "환원 재원 올해 1400~1500억 규모 예상"

아울러 크래프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잉여현금흐름(FCF) 일부를 재원으로 활용,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자기주식 취득 후 소각을 거치면 유통주식수가 줄어들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FCF란 영업현금흐름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CAPEX)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말한다. 크래프톤은 FCF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 시 조달한 공모자금을 활용해 투자한 금액은 제한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올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며, 내년부터 내후년에 취득한 자기주식 중 최소 60%를 소각할 예정이다. 크래프톤 주가는 지난 2021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크래프톤 공모가는 주당 49만8000원이었지만 최근 주가는 주당 18만원 안팎에 위치하고 있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절반 이상 하락한 셈이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장 당시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우리사주를 사들인 크래프톤 직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크래프톤의 주주환원책이 발표된 이후 크래프톤 주가는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9일 19만원 이상으로 상승했다.

배동근 CFO는 "올해 주주 환원 재원 규모는 1400억원에서 15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크래프톤의 주주환원 정책은 단기적인 주가부양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가 창출한 잉여현금흐름 상당부분을 환원해 신뢰도를 제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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