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투자' 이통3사, 5G 운영 '진땀'
입력 : 2023.02.13 15:52:33
제목 : '30조 투자' 이통3사, 5G 운영 '진땀'
영업이익 2배 이상 지출…주파수 반납 이어 과장광고 제재 촉각[톱데일리] 국내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3사)가 5G 상용화 이후 지금까지 무려 30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CAPEX)를 집행했으나, 서비스 향상에 난항을 겪으며 투자 대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주파수 할당 취소와 과장광고 제재 부담까지 겹치며 5G 운영에 대한 고충은 점차 커지고 있다.
5G를 상용화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이통3사가 집행한 별도기준 합산 CAPEX 규모는 30조6744억원 수준이다. 2019년엔 8조7807억원으로 초기 투자 영향이 컸고, 이후 2020년 7조2518억원으로 내려가 2021년 7조2855억원, 지난해 7조3564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신사별로 따져보면 KT가 11조40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유플러스 9조7549억원, SK텔레콤 9조515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통신 1위 SK텔레콤이 상대적으로 CAPEX가 적게 나타난 것은 유선 사업을 병행하는 KT, LG유플러스와 달리 유선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관련 CAPEX를 따로 맡고 있어서다.
이통3사가 4년간 CAPEX에 투입한 비용은 같은 기간 거둬들인 영업이익(14조7866억원)의 2배를 상회하는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비대면 수혜를 입고, 지난해엔 3사 합산 영업이익 4조3835억원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음에도 5G 운영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진짜 5G 속도'를 구현할 28㎓ 대역 서비스는 비용 부담으로 인프라 확장이 가로 막혀 완전 중단될 수순이다. 3.5㎓ 대역 만으론 품질 개선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5G 속도나 접속 이상 등 소비자 불만은 지속되고 있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는 28㎓ 대역에서 기지국 의무 구축 미달로 지난해 12월 주파수를 반납하고 현재는 손을 뗀 상태다. 지난 2018년 주파수 할당 당시 통신사들은 정부로부터 각각 28㎓ 대역 기지국 1만5000대를 의무적으로 구축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들의 이행률은 11%에 불과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재할당 신청 전인 오는 5월 31일까지 할당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할당이 취소된다는 유예 결정을 받았다. SK텔레콤 역시 지난해 말 열린 청문에서 28㎓ 대역 구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전한 정황상 5월 이후 주파수 취소 조치를 당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까지의 대규모 투자만으로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5G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됐다. 이전 LTE보다 5G의 구축 속도가 느리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CAPEX 집행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LTE를 상용화한 2011년부터 4년 동안 3사가 투입한 CAPEX(29조6236억원)와 비교하면 3% 증가한 규모다.
더딘 5G 품질 개선 이슈는 이미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품질평가에 따르면 이통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896.1Mbps로 전년보다 11.8% 빨라졌지만,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 151.92Mbps 대비 5.9배 빠른 정도에 그친다. 당초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소개됐던 속도에는 크게 못 미친다.
상용화 4년차를 지나며 5G는 국민 대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지만 투자 활동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5G 보급률(전체 핸드셋 대비 5G 비중)은 58%에 이르렀다. 5G 가입자 수는 1년 사이에만 700만명 이상 증가한 2806만명으로 지난해 기준 국내 총 인구수(5144만명)의 절반을 넘었다.
5G 속도가 당초 이통3사가 제시한 수준보다 떨어지면서 정부의 추가적인 칼날도 예고돼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5G 과장광고 혐의로 이통3사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이통3사에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발송했으며,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5G 개통 이후 이통3사가 '5G 인터넷 속도가 LTE보다 20배 더 빠르다'는 문구를 활용해 광고한 점을 문제 삼고 있고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왔다. ▲SK텔레콤 "초고속! 20배 빠른 속도" ▲KT "5G는 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합니다" ▲LG유플러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 등의 표현이 문제가 됐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상용화에 앞서 통신사들이 너무 성급했다"며 "세계 최초 타이틀에 급급해 인프라 구축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계획이 이뤄지기도 전에 5G 경쟁에 뛰어든 것이 지금까지의 서비스 품질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24 15:30
SK텔레콤 | 57,700 | 100 | +0.17%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속보] 체코 '한수원 원전 계약' 경쟁사 진정 최종 기각
-
2
체코 '한수원 원전 계약' 경쟁사 진정 최종 기각
-
3
[속보] 한미 2+2 통상 협의 시작…美의 對한국 상호관세 25% 폐지 논의
-
4
[속보] 한미 2+2 통상 협의 시작…상호관세 25% 폐지 논의
-
5
한미 '2+2 통상협의' 개최…美의 對한국 상호관세 25% 폐지 논의
-
6
“우리 동네는 안돼”...수도권 전기 충분한데 전력망 못 늘리는 이유는
-
7
中유인우주선 선저우20호 발사…우주정거장 톈궁서 임무(종합)
-
8
日교토 단풍철 외국인 30%↑…일본인은 외곽 명소 쏠려
-
9
美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22만2천건…전망치 소폭 상회
-
10
[속보] 한미 2+2 통상협의 종료…조만간 결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