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랑 100원? 놀리나”…배당에 열받은 개미들, 무슨 종목이길래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4.02.19 13:57:08
입력 : 2024.02.19 13:57:08

“배당금 0이 하나 빠진 줄 알았다.”
“4년 만에 나온 배당인데 꼴랑 100원? 주가하락으로 고통받는 주주들을 놀리는 건가요?”
한 포털 사이트의 파라다이스 주주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여행·카지노기업들이 모처럼 배당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의 사정에 따라 배당금액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주주들의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주 파라다이스는 2023회계연도 결산을 통해 주당 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인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기 때문이다.
4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지만 주주들은 파라다이스의 배당금액이 너무 적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주당 배당금 100원은 시가배당률 0.7% 밖에 되지 않는 금액이다. 이 회사 주식을 현주가 기준으로 1000만원어치 보유하고 있다면 배당금은 7만원이 나온다는 의미다. 지난 2022회계연도 기준으로 코스피 평균 시가배당률 2.70%였다.
회사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 이전에도 주당 1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왔다. 지난 2014년 주당배당금 6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375원, 2016년 300원으로 점차 배당금이 줄었다. 이후 2017년 100원, 2018년 100원, 2019년 100원으로 100원 배당이 자리를 잡았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적자 환경에도 적게 나마 배당을 한 것이었다.
지난해 파라다이스의 당기순이익은 846억원으로, 직전년도 253억원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1181억원, 2021년 525억원의 순손실을 모두 털어내기에는 역부족인 금액이기도 하다.
파라다이스와 달리 파격적인 배당에 나선 기업도 있다. 이달 초 하나투어는 주당 5000원의 배당계획을 발표했다. 시가배당률은 7.79%로, 파라다이스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도 파라다이스처럼 코로나19 탓에 수년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 2020년 1720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시작으로 2021년 440억원, 2022년 668억원의 적자가 났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07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나투어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 총액은 774억원으로, 지난 한해 번 돈보다 더 많은 배당을 준비했다.
두 회사의 배당 이면에는 영업환경과 경쟁강도의 차이도 자리잡고 있다. 영종도에는 인스파이어 카지노가 지난 3일 공식 개장했다. 파라다이스가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시티에서 10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등장한 것이다. 지난 2005년 이후 19년 만에 외국인 카지노에 대한 신규 허가가 나오면서 과잉경쟁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하나투어는 이제서야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14억원은 특별 성과급 45억원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실적이었다. 코로나 엔데믹 초기 젊은층의 자유여행 위주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했으나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의 해외여행 수요가 최근 들어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나투어의 배당은 코로나 시기 이후 특별 배당이긴 하나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했다”라며 “향후에도 3년간 순이익의 30~40%에 준하는 배당성향을 유지하기로 공시했던 만큼 향후 배당주로 타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장점을 보유하게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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