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내면서 매수세를 끌었다. 코로나19 백신 매출 둔화에도 대응해 다른 제약사들과 손잡고 신약 개발에 나서는 등 돌파구를 찾은 것이 호실적 배경이다. 뉴욕증시에서는 비만 치료제 특수 외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 투자자들이 바이오·제약 간판 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모양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모더나(티커 MRNA) 주가가 하루 만에 13.53% 뛴 결과 1주당 99.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 개장 전 회사가 월가의 순손실 예상과 달리 순수익을 냈다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회사가 공개한 최근 분기 주요 실적을 보면 분기 매출은 28억1000만 달러, 1주당 순이익은 0.55달러를 기록해 LSEG 집계 기준 월가 전문가 기대치(매출 25억 달러, 1주당 순손실 0.97달러)를 뒤집었다. 코로나19 백신 매출이 지난 해 같은 분기 대비 43% 급감했지만 회사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와 손 잡은 덕에 매출 6억달러가 반영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가비는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운영하는 비정부 단체다.
모더나 경영진은 올해 한 해 매출 목표치를 약 40억 달러로 제시했다. 회사가 개발한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백신이 오는 5월 1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수치다.
신약 개발도 투자 눈길을 끈다. 모더나는 현재 45개의 제품을 개발 중이며 이 중 9개는 후기 단계 시험 단계다. 가장 눈길 끄는 대목은 대형 제약사인 머크(티커 MRK)와 공동 개발 중인 맞춤형 약물이다. 두 업체는 흑색종 말기 환자에 대한 수술 후 요법 약물인 PD-1 키트루다와 신항원 mRNA 암백신을 동시 사용하는 요법을 임상 3상까지 거친 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