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리딩뱅크' 차지한 비결은
입력 : 2023.02.14 17:22:39
제목 : 하나은행, '리딩뱅크' 차지한 비결은
비이자이익 선방·낮은 충당금 적립율로 '3조클럽' 입성[톱데일리] 하나은행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을 뛰어넘으며 국내 '리딩뱅크' 자리에 앉았다. 비이자이익의 선방과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 규모가 작았던 점이 실적을 이끌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3.3% 증가한 3조169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3조450억원)과 국민은행(2조9960억원), 우리은행(2조9198억원)을 모두 뛰어 넘은 것이다. 하나은행이 순이익 기준 시중은행 1위를 차지한 건 처음이다.
하나은행은 은행업종에서 실적 기여도가 가장 높은 이자이익에 서 국민은행(9조2910억원)과 신한은행(8조2052억원)보다 낮은 7조6087억원을 기록했다.
반전을 이끈 것은 순이자마진(NIM) 성장률이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4분기 NIM은 1.74%로 1년 전과 비교해 0.27%p(포인트)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개선 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은 최근 수년 간 NIM 개선세를 이어 왔다. 2020년 말 1.34%에 불과했던 NIM은 2021년 말 1.47%로 개선됐고 지난해 매 분기마다 꾸준히 오르더니 1.74%까지 오른 것이다.
통상 금리인상 시기에는 NIM 개선 폭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나은행의 개선세가 눈에 띈다. 통상 여신 금리가 상승하면 NIM이 개선되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수신 금리도 함께 상승하는 데다 금리인상으로 대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만큼 무조건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나은행의 경우 늘어난 대기업 대출 규모가 NIM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대기업 대출 규모는 19조6490억원으로 1년 만에 37.6%(5조3720억원) 확대됐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하나은행은 이자이익에서는 뒤쳐진 모습을 보였지만 충당금 규모와 비이자이익에서 경쟁 은행을 앞질렀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해외법인인 KB부코핀은행의 부실로 1조1211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신한은행도 6776억원의 충당금을 마련했다. 이에 반해 하나은행의 충당 금 전입액은 5779억원에 그쳤다.
충당금을 비교적 적게 쌓으면서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은 타행 대비 낮게 나타났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부실 위험이 있는 고정 이하의 여신 규모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87.85%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 규모의 1.8배를 쌓았다는 의미다. 반면 충당금을 비교적 많이 쌓은 신한은행(202%), KB국민은행(259.4%), 우리은행(256.7%)의 NPL 커버리지 비율은 모두 200%를 상회했다.
하나은행은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4558억원으로 2021년(4887억원)보다 6.7% 줄어드는데 그쳤다. 은행권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비이자이익이 전반적으로 급감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대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조830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4%나 감소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전년 대비 59.8% 줄어든 2723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전년 대비 각각 48.9%, 22.5%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사모펀드 손실 사태로 핵심 수수료수익원인 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 펀드판매 등이 줄었던 지난 2020년에도 유일하게 성장을 이어갔다. 당시 수수료이익은 줄어들었지만 매매평가이익 부문에서 37.4% 증가하면서 수수료수익에서 발생한 손실을 모두 상쇄했다.
하나은행은 건전성도 지난해 안정적으로 관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0.21%, 0.20%로 집계됐다. 금리가 오르면서 연체율이 전년(0.16%) 대비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4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0.16%) 다음으로 낮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압도적인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나금융그룹의 전반적인 실적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하나금융 내 주요 자회사 6곳 중 실적이 증가한 곳은 하나캐피탈 한 곳에 불과했다.
하나캐피탈 순이익은
2983억원으로 비은행 자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자본시장 침체 영향으로 자산관리 수수료와 기업금융(IB) 수수료이익이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1년 전보다 75.1% 줄어든 126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생명은 전년 대비 58.2% 감소한 101억원을 기록했고, 하나카드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로 192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자산신탁과 하나저축은행 순이익은 각각 839억원, 233억원을 기록했다.
높아진 실적에 힘입어 하나금융그룹 내 은행 의존도는 90%에 육박하고 있다.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은행 의존도는 87.4%로 1년 사이 14.5%p 늘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수년 간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은행 부문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면서 2021년에는 은행 의존도가 60%대까지 감소했지만 다시 높아지고 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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