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11조에 매출 30조··· 시총은 4조 건설주 빛보나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입력 : 2024.03.26 17:16:34
입력 : 2024.03.26 17:16:34

긴 터널 속을 지나고 있는 건설종목에 볕이 들지 않고 있다. 매출 30조원을 내면서 이익잉여금만도 6조원을 넘는 회사의 시가총액이 3조 7000억에 못미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9조 6513억원이다. 마찬가지로 연결기준 이익잉여금은 6조 4202억원, 순자산은 10조 4555억원이다. 이런 회사가 26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3조 6858억원에 불과하다.
다른 건설사들도 마찬가지 신세다. 대우건설은 이익잉여금이 1조 9630억원에 자본 총계가 4조원을 넘지만, 26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조 5481억원에 불과하다.
GS건설도 시가총액은 1조 2845억원에 불과한데, 이익잉여금은 3조원을 넘고 자본총계는 4조 8851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한다.
왜 이런 현상이 오랜 기간 방치되고 있을까?
증권가에서는 PF발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1월에 나온 리포트에서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경우 PF보증 잔액이 1.8조원에 달한다”면서 “PF보증잔액을 순자산에서 차감한다면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른 건설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2023년 말 기준으로 5조3352억원의 미청구공사 잔액을 보고했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가 건축주와 비용인상 등에 대한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앞으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금액이라는 말이다.
앞서 25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2024 크레디트(신용) 이슈 세미나’에서 건설업계의 유동성 대응력과 잠재 부실 스트레스 테스트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평가대상 건설사 20곳의 PF 보증 잔액이 지난해 말 기준 30조원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부동산 경기가 현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할 때와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을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결과, 건설사 손실이 최소 5조8000억원에서 최대 8조7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을 통해 극복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달 말 PF 연착륙, 미분양 해소 방안 등 부동산 경기 안정화 정책을 담은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을 정부가 발표한다”면서 “특히 전국 각지 사업장에서 공사비 분쟁이 나타나는 가운데, 정부가 공공부문 공사비 증액을 통해 사업 속도를 올리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4월 위기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정부의 정책 대응 능력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24일 한 방송에 출연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4월 부동산 PF발 위기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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