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배터리 생산 강화···엘앤에프, 6조 규모 양극재 직접 납품할듯

송민근 기자(stargazer@mk.co.kr)

입력 : 2023.02.17 16:19:14
배터리 전문업체서 공급도 받지만
자체 생산 역량 꾸준히 키운 테슬라
배터리 핵심 소재 직접 납품받기로
내달 1일 인베스터데이에 공개될듯

배터리-완성차 합작 지형에 변화 예상


지난 12월 테슬라는 공식 트위터에서 “지난 7일간 4680 배터리 셀 생산량이 86만8000개에 이른다”며 “테슬라 전기차 1000대에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이라고 밝혔다. <사진=테슬라 트위터>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양극재 기업의 테슬라 공급량이 늘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장기적으로는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독립’ 추진이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내달 1일(현지시간) 투자 관련 정보를 밝히는 ‘인베스터 데이’를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서 테슬라는 ‘모델2’ 또는 ‘모델C’로 불릴 2만5000달러 내외의 저가형·소형 전기차를 선보일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모델에는 테슬라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4680’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4680 배터리는 지름이 46mm 길이가 80mm인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과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4680 배터리를 생산중이다. 이 외에도 테슬라는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에서 배터리 완성품을 납품받고 있다.

테슬라는 꾸준히 배터리 직접 생산 능력을 높여왔다. 지난해 12월 테슬라는 공식 트위터에서 “지난 7일간 4680 배터리 셀 생산량이 86만8000개에 이른다”며 “테슬라 전기차 1000대에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가 배터리 직접 생산에 나서면서 국내 양극재 생산 기업들이 테슬라에 대량의 양극재를 직접 납품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배터리 용량과 안정성, 출력 등을 결정하는 핵심 재료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4680 배터리 양산용으로 추정되는 양극재 3500t을 엘앤에프는 미국에 수출한 바 있다”며 “이에 따라 엘앤에프는 상반기 중 수주를 진행하고 테슬라에 양극재를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2024~2025년에는 6조원에 달하는 양극재를 엘앤에프가 테슬라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전망한 엘앤에프 양극재 테슬라 공급 추이 <자료=미래에셋증권>


테슬라 외에도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독립’에 적극적이다. 폭스바겐과 도요타, 포드 등은 각각 자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수천억원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현대자동차도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터리 기술을 연구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사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의존성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지금처럼 활발히 합작을 벌이지도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배터리 독립’을 달성하는 완성차 업체가 늘면 지금은 ‘슈퍼 을’ 지위를 누리는 배터리 생산 기업들의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판매 단가 등 계약 테이블에서 배터리 기업의 목소리가 약해질 수 있다.

이전에는 완성차 업체가 한 곳의 배터리 업체와만 협력하는 경향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달라지는 모양새다. 지난달에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네 번째 공장을 공동으로 짓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포드도 튀르키예에 지을 배터리 합작공장 파트너로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을 점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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