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계열사뿐"… 상장사 자금대여 봇물
강민우 기자(binu@mk.co.kr)
입력 : 2023.02.23 17:22:13 I 수정 : 2023.02.23 19:01:00
입력 : 2023.02.23 17:22:13 I 수정 : 2023.02.23 19:01:00
건설 계열사에 유동성 수혈
신세계·LS 등 지원 1조 육박
국내 상장 기업들이 계열사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운영 자금을 지원하거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신세계는 4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인 신세계까사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출자 목적에 대해 신세계는 "재무 안정성 강화와 운영자금 확보"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한파와 소비 위축으로 가구 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신세계까사의 재무 실적이 악화됐고, 모회사인 신세계의 자금 수혈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올해 국내 상장사(유가증권·코스닥)들이 '특수관계인에대한출자' 공시를 내고 계열회사 챙기기에 나선 사례는 24건이다. 출자 금액은 9874억원으로 1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10일 AK S&D에 79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AK홀딩스도 비슷한 경우다.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 S&D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AK S&D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모회사인 AK홀딩스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셈이다.
자회사에 자금을 투입해 미래 먹거리를 키우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기차 사업을 육성하는 LS그룹이 대표적이다. LS는 지난 15일 LS이링크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25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LS이링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을 하는 자회사로, LS가 계열사인 E1과 함께 설립했다. E1도 이번 유상증자에 25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LS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확보한 자금력을 신사업인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항공화물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올린 대한항공도 자회사 지원에 나섰다. 케이에비에이션에 891억원 규모인 항공기 2대와 헬기 사업을 출자하고, 레저 사업을 하는 왕산레저개발이 진행하는 406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게임 회사인 크래프톤도 호실적을 달성해 번 돈을 자회사인 블루홀스튜디오와 라이징윙스에 각각 60억원, 90억원씩 투자한다고 밝혔다. 올 들어 자회사에 가장 큰돈을 쏟은 기업은 현대차그룹의 부품 회사 현대모비스다. 지난달 말 자회사 3곳(에이치그린파워·유니투스·모트라스)에 대해 총 393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유니투스와 모트라스는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기존 생산 전문사를 합쳐 설립한 통합계열사로, 모회사인 현대모비스의 자금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금전대여결정' 공시를 내고 계열사에 대한 자금 수혈에 나서는 사례도 빈번했다. 공시 건수는 16건(대여기간연장 제외), 금액은 1조1088억원 규모였다. 주로 건설사가 지원 상대였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달 26일 태영건설에 자금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인 4000억원을 대여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롯데건설의 보증부 단기사채를 매입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샤를로트제1차와 샤를로트제2차에 3000억원을 빌려줬다.
이 밖에도 CJ CGV는 지난 8일 CGV 터키법인에 450억원을 신종자본대출 상환을 목적으로 지원했다. CGV 터키법인은 CJ CGV가 2016년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튀르키예 1위 극장 업체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세운 법인이다. 현재 튀르키예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손실이 큰 상황이다. 대한해운도 자회사인 대한해운LNG에 선박건조와 운영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916억원을 투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에어서울에 300억원을 대여한다고 밝혔다.
[강민우 기자]
신세계·LS 등 지원 1조 육박
국내 상장 기업들이 계열사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운영 자금을 지원하거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신세계는 4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인 신세계까사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출자 목적에 대해 신세계는 "재무 안정성 강화와 운영자금 확보"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한파와 소비 위축으로 가구 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신세계까사의 재무 실적이 악화됐고, 모회사인 신세계의 자금 수혈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올해 국내 상장사(유가증권·코스닥)들이 '특수관계인에대한출자' 공시를 내고 계열회사 챙기기에 나선 사례는 24건이다. 출자 금액은 9874억원으로 1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10일 AK S&D에 79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AK홀딩스도 비슷한 경우다.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 S&D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AK S&D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모회사인 AK홀딩스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셈이다.
자회사에 자금을 투입해 미래 먹거리를 키우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전기차 사업을 육성하는 LS그룹이 대표적이다. LS는 지난 15일 LS이링크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25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LS이링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을 하는 자회사로, LS가 계열사인 E1과 함께 설립했다. E1도 이번 유상증자에 25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LS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확보한 자금력을 신사업인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항공화물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올린 대한항공도 자회사 지원에 나섰다. 케이에비에이션에 891억원 규모인 항공기 2대와 헬기 사업을 출자하고, 레저 사업을 하는 왕산레저개발이 진행하는 406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게임 회사인 크래프톤도 호실적을 달성해 번 돈을 자회사인 블루홀스튜디오와 라이징윙스에 각각 60억원, 90억원씩 투자한다고 밝혔다. 올 들어 자회사에 가장 큰돈을 쏟은 기업은 현대차그룹의 부품 회사 현대모비스다. 지난달 말 자회사 3곳(에이치그린파워·유니투스·모트라스)에 대해 총 393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유니투스와 모트라스는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기존 생산 전문사를 합쳐 설립한 통합계열사로, 모회사인 현대모비스의 자금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금전대여결정' 공시를 내고 계열사에 대한 자금 수혈에 나서는 사례도 빈번했다. 공시 건수는 16건(대여기간연장 제외), 금액은 1조1088억원 규모였다. 주로 건설사가 지원 상대였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달 26일 태영건설에 자금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인 4000억원을 대여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롯데건설의 보증부 단기사채를 매입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샤를로트제1차와 샤를로트제2차에 3000억원을 빌려줬다.
이 밖에도 CJ CGV는 지난 8일 CGV 터키법인에 450억원을 신종자본대출 상환을 목적으로 지원했다. CGV 터키법인은 CJ CGV가 2016년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튀르키예 1위 극장 업체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세운 법인이다. 현재 튀르키예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손실이 큰 상황이다. 대한해운도 자회사인 대한해운LNG에 선박건조와 운영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916억원을 투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에어서울에 300억원을 대여한다고 밝혔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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