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vs SM, 카카오 계약 날선 공방 “주주가치 훼손”-“악의적 곡해”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입력 : 2023.02.24 14:36:44
입력 : 2023.02.24 14:36:44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1대 주주가 된 하이브와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하이브가 SM과 카카오가 맺은 사업협력계약을 정면 비판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SM은 “사실무근”이라며 날을 세웠다. 극한의 대립 구도다.
하이브는 24일 “SM과 카카오 간에 체결된 전환사채인수계약은 주주 이익을 훼손한다. 본 계약이 담고 있는 법적인 문제들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필요한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SM도 입장문을 내고 하이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이브 “SM-카카오 계약, 수평적 협력이라 보기 어려워”
하이브는 SM과 카카오가 맺은 계약에 ▶SM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 카카오에 우선 부여 ▶ 카카오엔터가 SM 국내·외 음원에 대한 제한 없는 배타적 권리 획득 ▶ 카카오엔터가 북·남미에서 SM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관리 ▶ 카카오엔터에서 공연·팬 미팅 유통 총괄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공개했다.하이브는 SM이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을 카카오에 우선적으로 부여한다는 내용에 대해 “이 조항대로라면 카카오·카카오엔터는 SM의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우선권을 활용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다”며 “일반주주에게 불평등한 시나리오를 막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카카오·카카오엔터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에게 지속적으로 지분 가치의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SM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를 받기 어려워지고, 사실상 카카오·카카오엔터는 SM 경영권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협력계약서의 주요 내용들은 SM이 주장하는 ‘카카오와의 수평적 협력관계’로 보기 어렵다며 “SM이 넘기는 중요한 사업적 권리들에 비해, SM이 받는 사업 내용은 터무니 없이 적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음반·음원은 회사 및 아티스트의 주 수익원이며, 아티스트 위상에 따라 유통 수수료의 협상력이 달라진다”라며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아티스트의 가치를 최대로 평가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해야 할 의무가 있다. SM은 본 계약을 통해 이런 중요한 사업권리를 기간 제한 없이 독점적 권한를 부여하며 카카오엔터에 권한을 넘겼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북남미 활동이 향후 카카오엔터 주도로 재편될 것임이 자명해졌다”라며 “북남미 시장은 SM이 카카오엔터 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정한 의사결정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는 “이번 사업계약서의 내용을 접하고 놀라움과 걱정이 교차했다”면서 “SM의 현 경영진은 본 계약과 관련된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SM “하이브 주장, 악의적 곡해…하이브가 K팝 생태계 파괴”
SM은 즉각 반박했다. SM은 하이브가 신규 제3자 배정 방식 투자 유치 등 전환사채인수계약이 주주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주주 호도 위한 악의적 곡해”라고 반박 입장을 명확히 했다.SM은 “회사의 신규 제3자 배정 방식 투자 유치는 계획된 바가 전혀 없다. 특히 SM은 현재 정관상 신주 발행 한도가 거의 다 찼기 때문에(잔여한도 약 2만주, 0.08%), 정관 변경 없이는 추가 신주 발행을 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SM은 이어 “이에 카카오가 SM에 추가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요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는 투자계약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문구를 주주들을 호도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곡해하는 것이며, 실사 없이 졸속으로 적대적 인수를 추진을 했다는 방증”이라 했다.
카카오와의 계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SM은 “SM과 카카오는 수평적인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들어 내기 위한 전략적인 협력 관계”라며 “SM 아티스트의 음반/음원 유통에 대한 ‘기간 제한 없는’ 권한을 카카오측에 넘겼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SM은 “사업협력계약에 항목별 세부내용이 없는 것을 두고 무기한 권리를 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세부내용은 향후 구체적으로 개별계약을 진행할 때 별도로 논의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도 SM은 외부에 음원 유통을 맡겨왔으며, 음원유통 경쟁력을 갖춘 업계 1위 카카오엔터와의 협력을 더 나은 조건으로 진행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북/남미 합작법인 관련해서도 “카카오엔터에서 북/남미 지역에서 SM 아티스트들의 매니지먼트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북/남미 지역에서의 합작법인을 만들어 협력하려는 계획”이라 설명했다.
SM은 또 이미 1대 주주가 된 하이브에 대해 ‘적대적 M&A’ 주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SM은 이번 인수가 ‘K-POP 독과점 폐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과, 이 M&A 과정에서 실사 한 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업 거버넌스가 취약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또 하이브가 이수만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을 함께 인수함으로써 SM 주주들에 피해를 입혔으며, SM의 미래가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번 하이브의 적대적 M&A 시도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내 K-POP 산업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방식이 아니라, 강력한 경쟁사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오직 ‘하이브의, 하이브에 의한, 하이브를 위한 K-POP 산업’을 구축하려는 것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만약 하이브의 적대적 M&A가 성공한다면 SM 구성원과 주주, 팬, 아티스트는 물론 K-POP 산업과 생태계 전체에 피해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하이브는 현 경영진을 신뢰할 수 없다며 다음 달 31일 열리는 SM엔터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권과 이사·감사 건에 대해 이들이 주축이 되어 내세운 이사진이 아닌 하이브 추천 이사진에게 의결권을 위임해 주기를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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