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살림 차리니 좋네”…분사한 기업들, 잘 나간다는데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3.01 21:38:00
코스피 상장 대기업 계열사
영업이익 23% 증가 신바람
카카오뱅크·솔루엠 등 성장


솔루엠 사옥


지난해 이후 국내 대기업 계열사에서 분사해 상장한 기업들의 실적이 코스피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 우려 등으로 증시 향방이 불안한 가운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는 ‘새내기주’들에 관심을 가져봄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3곳 이상의 기관이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집계한 코스피 상장사 568곳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1.3%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3% 감소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코스피에 상장된 대기업 계열 상장사 8곳의 전년 대비 매출액 성장율 평균은 15.12%, 영업이익은 23.75%로 시장 평균보다 높았다.

가장 높은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한 기업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058억원으로 2021년 1조649억원에 비해 50% 이상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37% 올랐다. 은행의 매출액(영업수익)은 대부분 이자이익으로 구성되는데 지난해 시장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수익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설립된 솔루엠도 지난해 매출액이 1조6956억원으로 전년(1조1532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5% 상승했다. 파워모듈 등 전자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솔루엠은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전자가격표시기기(ESL) 수주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솔루엠의 2022년 ESL 매출은 2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으며 전세계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단가가 높은 제품으로의 매출 비중 상승과 판매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로 수익성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액이 43%, 영업이익이 58% 올라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롯데렌탈의 매출액은 13%, 영업이익은 26% 상승했고 현대중공업도 매출액이 9%, 영업이익이 64% 올랐다.

분사 후 상장한 기업들의 실적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월가에서 ‘전설적인’ 투자자로 평가받는 피터린치는 ‘대기업에서 한 회사를 분사시킬 때는 경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았던 지난해에도 새로 증시에 진입한 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같은 가설이 증명된 셈이다.

다만 모든 분사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아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대비 매출액이 51%, 영업이익이 75% 감소했으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매출액이 3%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의 수혜를 입었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관련 매출이 감소한 것이 실적 감소의 주 원인이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유럽내 전력비가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된 동시에 단가가 낮은 제품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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