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비실한 탄소배출권 ETF…올해 들어 10%대 하락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입력 : 2024.10.16 16:24:08 I 수정 : 2024.10.16 16:27:25
천연가스 가격 반등 없고
유럽 내 배출권 공급 증가
인버스 종목만 10% 올라


이미지=챗GPT
유럽 등 글로벌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올해 들어 10%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의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유럽 내 탄소배출권 공급이 증가하면서 배출권 가격이 정체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는 올해 들어 17.2% 하락했다. 같은 기간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는 16.8% 내렸다. 두 종목은 모두 글로벌 탄소배출권의 약 90%를 차지하는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한다.

유럽뿐 아니라 영국, 북미 등으로 투자 범위를 넓힌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은 올해 들어 8.59% 떨어졌다.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은 같은 기간 7.51% 하락했다.

국내에 상장된 탄소배출권 관련 ETF는 총 5종인데,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 유일하게 올랐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는 올해 들어 10.40% 상승했다.

이는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난해 2월 최고 가격을 기록 후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2월 t당 100유로를 돌파한 이후 올해 2월 52유로까지 내렸다. 3월부터 반등했으나 15일(현지시간) 기준 65.1유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천연가스 가격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점이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으나 유럽의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재고가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발전원이다. 가격이 하락한 천연가스가 석탄을 대체하면서 탄소배출권 수요를 줄인 셈이다.

유럽연합(EU)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는 리파워EU 정책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탄소배출권 공급량이 확대된 점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천연가스 가격 반등 지연, 추가적인 배출권 공급 증가로 유럽 배출권 가격 상승 요인이 제한적”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배출권거래제 대상 산업 확대, 배출권 선판매에 따른 타이트한 공급 등의 영향으로 배출권 가격이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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