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베팅 과했나 … 흔들린 美 빅테크株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10.31 17:58:44 I 수정 : 2024.10.31 21:07:53
MS·메타 등 호실적 불구
AI·클라우드 투자확대로
단기 수익 악화 우려 커져
시간외거래 일제히 하락
비용 지출 신중한 알파벳
목표주가 나홀로 상향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주요 빅테크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인공지능(AI)과 관련한 과잉투자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다.

이들 기업은 AI 시대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는 등 이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장 마감 후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일제히 3% 이상 떨어졌다.

전날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장 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하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오른 뒤 이날 본거래에서 3% 가까이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세 빅테크 기업 주가의 향방을 가른 것은 AI 관련 투자를 주축으로 한 자본 지출 확장세다. 앞으로의 실적과 관련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의 AI 플랫폼과 기타 서비스가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AI 사업 수익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전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의 발언과 유사하다.

다만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5회계연도 한 해 자본 지출이 1년 전보다 300억달러 늘어난 8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건은 분기별로 지출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후드 CFO는 이날 열린 2025회계연도 1분기(올해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다음 분기에는 클라우드 매출 총 이익률이 작년 동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AI 인프라스트럭처 확장 영향이며, 시장에서 AI와 클라우드 수요가 강력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분기에는 AI 투자를 중심으로 한 자본 지출이 200억달러로 직전 분기(190억달러)보다 늘었고,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메타 역시 올 한 해 자본 지출 규모가 380억~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에 회사가 제시한 전망치가 370억~400억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지출 규모가 이전 전망 때보다 10억달러 늘어난다는 의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3분기 사업은 특히 AI 사업 진전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는데, 메타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인 라마, AI 기반 안경 등 관련 매출이 강력했다"면서도 "내년에도 상당한 자본 지출 증가가 예상되며 특히 AI와 관련한 인프라 지출 증가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메타의 3분기 자본 지출은 92억달러를 기록해 직전 분기(84억7000만달러)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반면 알파벳 측은 전날 실적 발표에서 자본 지출 규모가 분기별로 유사한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CFO도 전날 실적 설명회에서 "내년에는 AI 투자 확대에 따라 자본 지출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회사의 3분기 자본 지출은 130억6000만달러로 직전 분기(132억달러)에 비해 소폭 줄었다는 점에서 분기별 지출 규모가 더 늘어난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와는 대비됐다.

월가에서는 앞다퉈 알파벳의 자본 지출이 다른 경쟁사보다 안정적이라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날 주요 투자사 13곳이 회사 목표가를 상향했다. 일례로 모건스탠리는 목표가를 기존 190달러에서 205달러로 높였다.

한편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월가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의 2025회계연도 1분기 주요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656억달러, 주당순이익(EPS) 3.30달러로 팩트셋 집계 기준 전문가 기대치 평균을 웃돌았다. 메타 역시 올해 3분기 주요 실적이 매출 406억달러, EPS 6.03달러로 팩트셋 집계 기준 월가 기대치를 웃돌았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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