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기업, 영구채로 자금조달 잇달아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4.11.05 17:23:36
공장증설에 대거 투입 계획
부채 아닌 자본으로 인식
재무건전성 지킬수 있어








최근 2차전지 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 설비 확장을 위해 자본성 증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한다.

5일 각 사 공시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 기업 포스코퓨처엠은 다음달 18일 6000억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설립된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이중 5000억원을 인수하며 자회사 지원에 나선다. 총 6000억원 중 절반은 운영자금, 나머지는 타법인증권취득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발행 주관사 두 곳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표면이자율은 포스코퓨처엠 5년 만기 회사채 개별 민평금리에 연 1.45%포인트를 가산해 정한다. 지난 4일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5년 만기 회사채 민평금리가 3.497%임을 고려하면 5% 내외 수준에서 발행 금리가 정해질 전망이다.

투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권 차입, 공모채 발행을 이어왔지만 부채비율 부담이 늘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만기가 30년으로 영구적이기 때문에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합산된다. 금리는 일반 회사채보다 높지만 재무구조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자금 조달 방법으로 활용된다.

국내외에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포스코퓨처엠의 부채비율은 2021년 60.9%에서 현재 192%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부채비율이 150%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올해 말까지 예정된 설비투자(CAPEX) 규모도 2조1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퓨처엠 측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증설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양극재 생산 기업 에코프로비엠도 지난달 말 3360억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포스코퓨처엠과 마찬가지로 첫 신종자본증권이다. 이중 116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엘앤에프는 지난 8월 25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 신사업 투자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영구 CB도 신종자본증권과 마찬가지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2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 규모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를 고려해 캠(CAM)9 신규 공장 증설 시기를 늦췄다. 설비투자 규모도 연초 1조5000억원이라고 제시했지만 1조원 수준으로 줄였다. 올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은 "중장기 생산능력을 2027년 71만t으로 예상했으나 일부 증설 속도 조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엘앤에프는 대구 달성군 구지 3공장 신규 증설 투자금을 6500억원으로 발표했지만 투자 효율화 및 비용 절감 등으로 최종 5883억원으로 줄였다. 영구 CB 발행도 세 달째 주관사와 조건 협의를 진행하며 미뤄지고 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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