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지 얻으려면 기업이 적극적 소명해야"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입력 : 2023.03.09 17:15:35 I 수정 : 2023.03.09 19:16:30
前국민연금 주주권행사팀장
운용역 1인 평균 100개사 담당
주총시즌 기업 초기대응 중요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 등의 주주제안이 잇따르면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 주주권행사팀장으로 일했던 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회사의 소명 부족으로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도 있다"며 적극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결정 프로세스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 시즌에는 국민연금 역시 기업들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문 변호사 설명이다. 그는 "주총 시즌에는 담당 운용역 한 명당 회사 100곳 이상을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며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들은 의결권 행사 안건문을 일일이 작성하고 국민연금이 직접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주총 안건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의 신속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변호사는 "3월에 주총이 몰려 있다 보니 기업당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적지만 국민연금도 무조건 반대하지 않기 위해 소명 기회를 준다"며 "정량적으로 반대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에도 (국민연금은) 기업들의 소명을 듣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찬성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단 1주라도 보유하고 있는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해서는 위탁운용사에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고 직접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의결권 3439건을 행사했다. 이 가운데 직접 행사한 안건은 1948건으로 57%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 도입 이후 의결권을 강화하는 추세다. 기업들이 국민연금으로부터 ESG(환경·책임·투명경영) 등 이슈로 비공개 대화 요청을 받았다면, 이는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25개 기업이 비공개 대화 대상 기업으로 지정돼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ESG 투자를 강조하는 추세다. 지난 7일 열린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중점 관리 사안에 기후 변화와 산업 안전을 추가하는 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해당 항목을 수탁자책임활동 중 하나인 '기업과의 대화'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고려 기준으로 삼고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김정범 기자]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12 11:16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