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만 커진 리츠 공모가 미달 81%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3.12 16:51:34 I 수정 : 2023.03.12 20:40:53
고금리 이자부담 증가 영향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시장의 운용자산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상장 리츠의 81%가 공모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츠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용 인컴(배당)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고금리 환경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이 리스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에서 운용 중인 리츠의 자산 규모는 87조8000억원에 달한다. 리츠의 운용자산은 물가 방어와 배당수익 매력으로 2019년 51조8560억원, 2020년 65조2701억원, 2021년 78조2355억원 등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주가 흐름은 좋지 못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0일 종가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한 리츠 21개 종목 중 공모가에 미달하는 종목이 17개에 달했다. 공모가보다 높게 시세가 형성된 리츠주는 SK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뿐이다. 대형 스폰서 리츠인 롯데리츠, NH올원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등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낮은 상태다.

공모가 수준을 받쳐주지 못할 만큼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국내 채권·자금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리츠 종목 주가가 급락한 이후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경기나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급락하다 보니 자연스레 배당수익률은 올라갔다. 올해 2월 말 기준 상장 리츠주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6.8%에 달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지속되며 고금리에 따른 리츠의 차입금 이자 부담이 커지는 점이 주가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 리츠가 기존 차입금을 차환하기 위해 새롭게 대출을 일으키려 해도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증자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고 배당수익률이 내려가게 된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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