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레코드 쌓는 크레센도, HPSP 이어 삼양엔씨켐도 IPO ‘착착’

우수민 기자(rsvp@mk.co.kr)

입력 : 2025.01.15 13:41:12
구주매출 없이 10% 최소 공모
대주주 2년6개월 매각제한 걸며
상장일 유통물량 19.6% 불과
시장친화적 공모구조 채택 평가

삼양엔씨켐, 16~17일 청약 받아
수요예측 흥행에 공모가 상단으로




삼양엔씨켐이 오는 16~17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청약을 받는다. 삼양엔씨켐은 올해 창립 101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의 미래 핵심 자회사로 평가받는다.

특히 2대 주주로 있는 국내 기술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한미반도체(후공정 장비)와 HPSP(전공정 장비)에 이어 삼양엔씨켐 투자회수에도 성공하며 반도체에 강한 하우스 면모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양엔씨켐 공모구조는 2022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HPSP 공모구조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레센도는 2022년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대주주인 삼양홀딩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양엔씨켐은 이번 IPO를 통해 총 11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 구주매출 없이 10% 최소 공모를 택했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19.6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코스닥 상장사 평균 유통물량이 발행주식총수의 30%를 웃돈다는 점에서 시장 친화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최대주주인 삼양홀딩스와 대주주 일가는 자발적으로 의무보유 기간을 2년 6개월로 늘렸다. 한국거래소는 신규 상장사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에 소유한 주식을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의무 보유토록 하고 있다.

HPSP 역시 상장 당시 구주매출 없이 최소 공모에 근접한 15% 신주모집 공모 구조를 짰던 바 있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은 발행주식총수의 16.19%에 불과했다. 최대주주였던 HPSP는 당시 2년 6개월간 의무보유를 확약했다.

이같은 노력 덕에 HPSP는 2022년 6월 진행했던 수요예측 당시 기관투자자 경쟁률 1511대 1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당시 참여기관 98.86%가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 가격을 써냈다. 이어진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경쟁률 1159대 1을 보였다. 상장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73%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2017년 크레센도 투자를 받아 설립된 HPSP는 반도체 선단공정에 필수적인 고압수소어닐링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급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2조4000억원으로, 공모가 기준(4937억원) 대비 4.7배 이상 늘었다.

삼양엔씨켐도 IPO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기관 2242곳이 참여해 단순 경쟁률 1242.26대 1을 기록했다. 신청 수량 기준 86.35%가 희망범위 상단인 1만8000원에 몰렸으며, 상단 초과 가격을 제시한 곳도 9.1%에 달했다. 최종 공모가는 1만8000원에 확정했다.

삼양엔씨켐은 2015년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감광액)용 폴리머(고분자)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PR의 주요 구성 요소인 폴리머와 광산발산제(PAG)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감광액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 중 하나인 노광공정(웨이퍼에 원하는 회로를 새기는 공정) 핵심 소재다.

삼양엔씨켐은 2018년 크레센도 투자 유치 이후 생산 역량을 늘리며 해외 수요에 대응했다. 크레센도는 2021년 삼양홀딩스에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현재는 지분 17.6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대주주는 삼양홀딩스로, 지분 67.68%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4세 개인회사인 ㈜우리도 지분 4.67%를 보유하고 있다. 김건호 사장(0.78%) 등 친족 10명도 총 5.21%의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77.57%의 지분이 상장 후 2년 6개월간 매각이 제한된 만큼 대주주 일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건호 삼양홀딩스 전략총괄 사장이 지난 10월 1일 ‘삼양그룹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양그룹]


지난해 10월 김건호 사장은 삼양그룹 100주년 기념식에서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스페셜티 사업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천명했다. 현재 그룹 매출의 20% 정도인 스페셜티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삼양엔씨켐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생산 설비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주력 제품인 KrF(불화크립톤), ArF(불화아르곤) 제품을 고도화하고 국내외 고객을 확대하는 한편, EUV(극자외선)와 HBM(고대역폭메모리) BUMP(반도체 칩을 회로기판에 직접 접소하기 위한 전도성 돌기) PR용 폴리머와 같은 반도체 신소재 개발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지속가능한 매출 확대를 위해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고객 레퍼런스를 통해 미국과 일본, 대만 시장 진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삼양엔씨켐은 지난 2023년 전년 동기대비 각각 약 3%, 222% 늘어난 매출 986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가결산 기준으로는 매출 1105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약 12%, 45% 성장한 수치다.

한편 크레센도는 HPSP, 삼양엔씨켐 외에도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 한미반도체에 2013년,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투자했다. 이후 한미반도체는 HBM용 TC본더와 비전 플레이스먼트 장비 분야에서 전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한미반도체 시가총액은 약 10조3000억원이다. 2013년 투자 당시 시가총액인 약 2800억원과 2016년 투자 당시 약 3700억원에 비해 대폭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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