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을 잘해야 성공합니다”…소비자·브랜드 관리, 연애하듯 하라는 이 남자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입력 : 2025.01.20 22:06:42
입력 : 2025.01.20 22:06:42
韓 팝업스토어 마케팅 원조
최원석 프로젝트 렌트 대표
정보만 제공해선 성공 못해
‘다정한 브랜드’가 결국 생존
브랜드가 팬덤 구축하려면
고객에 특별한 경험 전해야
최원석 프로젝트 렌트 대표
정보만 제공해선 성공 못해
‘다정한 브랜드’가 결국 생존
브랜드가 팬덤 구축하려면
고객에 특별한 경험 전해야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는 연애하는 것과 같습니다. 필요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하고 싶어서 구매하는 2030세대의 경우 더욱 그렇죠. 이제는 브랜드에 대한 정보만 제공해서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브랜드 고유의 매력을 어필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당겨야 합니다.”
최원석 프로젝트 렌트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지금 시대를 공략할 수 있는 마케팅 키워드를 묻는 질문에 “대상 브랜드를 호감으로 인식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살아남는 브랜드는 ‘다정한 브랜드’”라며 “다정함이란 소비자의 자발적인 선택을 이끌어내는, 넓은 의미에서 연대와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터와 공간 프로듀서로 알려진 최 대표는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서비스형 리테일(RaaS)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인물이다. ‘서비스로서 유통’을 의미하는 RaaS는 판매가 아닌 경험을 목적으로 플래그십스토어나 쇼룸에서 고객에게 브랜드와 제품을 인지시키는 유통 방식을 말한다. 그는 RaaS에 마케팅 개념을 더해 특정한 장소에서 짧은 기간 동안 운영하는 ‘팝업스토어’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최 대표는 기존의 마케팅 방식으로는 예전과 같은 홍보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과열된 광고 경쟁에 소비자들의 피로도는 높아졌고, 어린 세대로 내려갈수록 미디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광고 도달률도 급락했다. 유사한 광고 전략을 사용하더라도 1~2년 전과 같은 광고 효과를 달성하려면 3배 이상의 비용 지출이 필요했다.
반면 팬덤 문화와 유사한 방식의 마케팅은 성공 사례를 쌓아갔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공유하고 싶은 경험을 제안하는 마케팅 방식을 비롯해 개인 간 진실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채널을 통한 입소문이 더 큰 설득력을 입증했다. 뉴미디어의 확산과 함께 1000명에서 1만명 안팎의 팔로어를 가진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광고의 실효성이 높아진 점도 유효했다.
최 대표가 오프라인 공간에 주목한 까닭이다. 그는 “브랜드가 팬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희소성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라며 “그 경험을 토대로 소비자와 브랜드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면 브랜드에 대한 공감과 신뢰는 뒤따르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일련의 관계는 물리적 감각을 공유하는 오프라인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맺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렌트가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펼친 300여 개의 팝업스토어는 이 같은 정신을 담은 결과물이다. 어메이징 오트 카페, 가나 초콜릿하우스 등 대기업과 협업한 프로젝트부터 평양 슈퍼마케트, 22Days 같은 자체 프로젝트에 소비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2020년 진행한 ‘성수당’은 무속 신앙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팬데믹 사태에 지친 국민에게 재미와 위로의 메시지를 훌륭하게 전했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팝업스토어의 핵심은 ‘스몰 브랜드, 빅 스토리’”라며 “작은 브랜드라도 가장 자기다운 공간에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면 여느 채널에서보다 소비자를 팬덤에 포섭하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이 가진 최우선의 가치는 방문자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며 “팝업스토어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지루할 틈 없이 입체적으로 펼쳐 보여줌으로써 고도로 체험적인 소매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팝업스토어가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목적성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이해 없이 고객을 유혹하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마구잡이로 사용한다면 결국 소비자를 약탈하는 행위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팝업스토어가 범람하고 있다는 지적에 개수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관건은 팝업스토어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케터로서 영감을 얻는 비결에 대해서는 ‘호기심’과 ‘트렌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궁금하면 최대한 빨리 직접 경험해보라는 조언이다. 젊은 마케터들에게는 생산자 관점에서 평가하기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즐기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모든 분야가 연결되는 시대”라며 “새로운 기술과 기업이 나오면 그것이 어떻게 연쇄 반응을 일으킬지 상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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