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릴 때 됐다”…김병환, 이자 장사 은행에 쓴소리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입력 : 2025.01.22 14:49:16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2일 “2025년이 시작됐고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은행들이 이제는 반영해야 될 시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최근 정치권의 은행 가산금리 인하 요구와 결을 같이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시중은행장 간담회를 비롯한 정치권의 금리 인하 요구가 정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가 은행장들과 회의를 한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언론이나 정치권까지 포함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의견을 많이 듣는 자리였던 것으로 파악이 된다”며 “기본적으로 금리에 대해서 정부도 정치권도 강하게 개입을 한다든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기준금리가 내려오면 기본적으로 그건 대출금리에 반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해 일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내리는 조치를 지금 하고 있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방향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점검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올해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해 강화된 관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가계부채 총량을 경상성장률 증가율 범위 내로 관리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차주의 상환 능력에 맞는 대출 관행을 정착시키되 구체적인 대출심사는 은행 자율로 해나간다는 세 가지 기조를 유지해나간다는 것이다.

다만 지방은행에 대해서는 “지금 지방 부동산에 대한 걱정들이 좀 있어서 지방은행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조금 더 탄력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며 “평균적으로 3.8%라는 경상성장률 범위보다 조금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DSR 규제 강화에 대해선 “3단계 스트레스 DSR은 예정대로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며 “세부적인 스트레스 금리 수준이나 적용 대상은 4~5월 정도에 확정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은행들에 내부적으로 DSR을 한번 산출을 해보도록 해서 그 결과를 감독당국이 받아봤는데 DSR의 직접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대출의 경우에는 소득을 확인하는 작업에 있어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부분들이 인식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부관리용 DSR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정확한 정보를 갖고 판단을 해야 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소득 심사를 지금 하지 않는 가계대출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금융기관이 소득자료를 받아서 내부관리용 DSR도 여신 관리에 활용하도록 지도·감독을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디딤돌·버팀목 등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꼽혔던 정책성 대출과 관련해서는 “국토부 기금 쪽과 협의를 해야 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50조원 규모로 공급된 정책성 대출의 올해 공급 규모를 놓고 금융위와 국토부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관련해 김 위원장은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무주택자에 대해서 저금리로 주택 구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정책 목적은 우리가 존중해 줘야 된다”면서도 “가계부채 전체를 관리하는 금융위 입장에서 보면 정책대출 증가 속도가 상황에 따라 관리돼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고 그에 대해서는 금융위나 국토부에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들에 대해 어떤 페널티를 부과할지에 대해서는 “페널티까지는 아니다”라면서도 “계획을 초과한 은행이 있다면 다음해에는 증가율을 줄여가는 것이 가계부채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하는 관점에서 보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들이 감독당국과 협의해서 연간에 얼마 정도 대출 하겠다고 한 것을 넘어선 부분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가 없을 경우 감독당국의 거시건전성 관리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올해 계획이 반영이 되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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