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고려아연 주총에 국격 추락…공정위 꼼꼼히 조사 해야”

오대석 기자(ods1@mk.co.kr)

입력 : 2025.01.31 14:46:10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포럼)이 최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 대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추락시켰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시 주총 전날 영풍의 의결권을 기습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외국 자회사를 악용한 상호출자를 단행한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포럼 측은 31일 논평을 통해 “자본시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하고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필수 조건”이라며 “이를 무시하고 파행적으로 진행된 고려아연 임시주총은 그동안 정부, 국회 및 전 국민이 간절히 바랐던 ‘한국 증시의 선진시장 진입’ 희망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사태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은 더 이상 이머징마켓도 아닌 프론티어시장 수준의 국가로 취급당할까봐 우려된다”고 개탄했다.

앞서 임시주총 하루 전날인 지난 22일 오후 최윤범 회장 측은 영풍 지분 10.3%를 호주에 설립한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으로 넘겼다고 공시했다. 이를 근거로 고려아연 지분 25%가량을 들고 있는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배재한 채 안건을 강행 처리했다.

분쟁 상대인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의결권 지분을 과반 가까이 확보해 이사회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신규 상호출자를 형성해 경영권을 방어한 것이다.

포럼은 “고려아연 경영진의 지분 거래는 공정거래법을 반하는 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를 꼼꼼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근 LG, 두산, 현대차가 모회사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해외법인 현지 상장을 강행하는 것 같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많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외국 자회사를 악용한 상호출자를 통해 패밀리의 지배력을 부당하게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포럼은 “이번 사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조속한 상법 개정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주총이라는 주주권리의 핵심 제도가 무력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주들의 의결권을 강탈해 주식회사의 존립을 허무는 행위, 특정 주주의 사익을 위해 회사의 자산과 회사의 법률행위 능력이라는 법인격을 동원한 것, 주주들의 가처분 신청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주총 전날로 지분 거래 시점을 잡은 것 모두 주주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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