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충격'에 정치권은…與 "야당 몽니 탓" 野 "R&D 삭감 탓"
與 "반도체법·에너지법 巨野에 발목잡혀" 野 "국가AI위원회 제기능 못해"'탄핵정국'에 컨트롤타워 마비 속 국정협의회 한 달 넘게 공전만 거듭
김정진
입력 : 2025.01.31 18:49:18
입력 : 2025.01.31 18:49:18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전 세계를 강타한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인공지능(AI) 모델 개발로 우리나라 AI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국내 정치권은 위기의 책임을 상대방에 전가하는 데 바쁜 모습이다.
여야는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 우리도 뒤처져선 안 된다는 상황 인식에는 공감하면서도 각각 '거대 야당의 발목 잡기'와 '정부·여당의 무능'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국민의힘은 31일 당 'AI 특별위원회' 주재로 긴급간담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언급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 해도 과언은 아닌 상황이다.
반도체 특별법과 첨단산업 에너지 3법도 거대 야당의 몽니에 발목이 잡혀있는 형국"이라며 야당을 비판했다.
반도체 업종의 주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는 반도체 특별법은 지난해 6월 발의됐으나, 아직 소관 상임위 소위 심사도 마치지 못했다.
AI 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등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 이후 상임위에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민주노총 심기 살피기에 급급해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소득 전문직 근로 시간 규율 적용 제외) 등을 이유로 반도체 특별법 처리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한민국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어떻게 되든 말든 입법 폭주·줄탄핵·줄특검 등 무한 정쟁으로 날밤을 새우며 미래 먹거리 법안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 삭감 등으로 AI 산업에 대한 지원이 미비했다고 비판하며 책임을 여권에 돌렸다.
민주당 이원혁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현 정부가 R&D 예산을 깎으며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초토화할 동안 세계는 미래를 향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 부대변인은 "작년 설립된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윤석열의 측근 인사 의혹 외에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주요 기업들은 개발과 연구에도 부족한 시간을 해외 투자자나 고객사에 한국의 내란 상황을 해명하는 데 쏟고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국제 AI 생태계에 뒤처지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강경숙·백선희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딥시크발 AI 생태계 충격파에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정부에 관련 추가경정예산 편성, 국가인공지능위원회의 신속한 작동, AI 인력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직무 정지로 사실상 국정 운영의 컨트롤타워가 마비된 상황에서 여야는 정부와 함께 AI 산업 지원 등 시급한 현안을 논의할 '국정협의회'를 구성했지만, 한 달 넘게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여야정에선 반도체 특별법과 에너지 3법 등을 국정협의회에서 다루자는 의견만 나왔을 뿐, 아직 협의회에서 다룰 의제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stop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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