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아워홈 인수전서 한화비전 배제

안두원 기자(ahn.doowon@mk.co.kr),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5.02.03 18:10:25 I 수정 : 2025.02.03 18:52:39
아워홈 인수대금 최소 8600억원
한화호텔앤리조트·한화비전·ICS
당초 3곳이 아워홈 인수 검토

한화비전, 아워홈과 시너지 불투명
소액주주 반발 의식해 인수전 불참


아워홈
한화그룹이 아워홈 인수 과정에서 한화비전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비전이 주력으로 하는 카메라 광학사업과, 아워홈의 단체급식·식자재 사업이 시너지가 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화비전 주주들의 조직적 반발이 예상되자 한화그룹이 계열사를 통한 자금지원보단 외부수혈에 나섰다는 평이 나온다.

3일 한화비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화비전은 아워홈 관련 투자 참여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힌다”고 공지했다.

한화비전은 “최근 당사의 특정 사업 참여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추측성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어 주주 여러분과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알려드린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실상 한화비전이 아워홈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김동선
당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부사장(사진)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한화비전, 그리고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과 함께 아워홈 인수 추진에 나섰다.

아워홈의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으로 1조5000억원. 현재 한화그룹이 약 58% 지분을 사들이는 안을 검토 중인데, 대략 86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한화비전, ICS가 각각 2500~3000억원을 투입하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나머지 자금을 대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됐었다.

문제는 한화비전이 이미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이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화비전은 (주)한화가 33.95% 지분을 보유하며 1대 주주다. 2대 주주는 6.34%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다. 아울러 한화비전의 소액주주는 절반(55.03%)을 웃돌고 있다.

한화비전은 카메라 광학사업을 필두로 스마트시티, 아파트 관리 시스템 등 IT 솔루션을 담당하는 한화그룹 계열사다. 한화그룹측은 급식사업에 카메라 광학기술과 로봇기술을 접목해 조리와 배식, 세척 등을 일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방안의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소액주주들 입장에선 자신이 투자한 회사 자금이 아워홈 인수에 쓰이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는 구조였다.

최근 금감원 등 당국도 그룹사들에게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조치를 하라고 강력히 권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한화비전이 무리하게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를 위해 투입한다면, 금감원 제재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두산그룹이 지난해 금감원의 벽에 부딪혀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재편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한화그룹은 오는 11일 SPA 체결을 할 예정이다. 한화 측이 금융권 차입이나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아워홈 지분 약 20%를 들고 있는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측이 아워홈 매각에 전면 반발하며 우군을 모으고 있어서, 실제로 매각이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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