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공모주 한파' LG CNS도 못피했다

우수민 기자(rsvp@mk.co.kr),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2.05 17:37:19 I 수정 : 2025.02.05 19:42:01
'대어' LG CNS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9% 떨어져
유통물량 부담에 발목
와이즈넛·데이원컴퍼니 등
올 상장종목 줄줄이 힘못써
케이뱅크 등 IPO 눈치싸움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공모주였던 LG CNS가 증시 입성 당일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개장 직후부터 공모가를 밑돌더니 장중 한 차례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거래를 마쳤다. '조 단위' 공모 성공으로 증시 훈풍을 기대했던 증권가는 공모주 투자심리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LG CNS를 포함해 올해 상장한 공모주 8곳 중 7곳이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상황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CNS는 이날 공모가(6만1900원) 대비 9.85%(6100원) 하락한 5만5800원에 마감했다. 시초가부터 공모가보다 2.26% 낮은 6만500원에 형성됐다. 이후 낙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5만4900원까지 추락했다. 다소 높은 구주매출 비중과 유통 가능 물량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맥쿼리PE는 보유 지분 약 35% 가운데 31.5%에 해당하는 969만주가량을 구주매출했다. 금액으로만 약 6000억원에 달한다. 일정 기간 의무 보유를 확약한 기존 주주와 기관 일부 물량을 제외하고 LG CNS의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은 발행 주식 총수의 약 27~28% 수준이었다. 유통 물량이 약 14.53%에 불과했던 LG에너지솔루션에 비해 높았다. 향후 주가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맥쿼리PE의 잔여 지분에 대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남아 있다. 6개월 보호예수 해제 후 순차적인 블록딜이 예상된다. 주요 주가지수 조기 편입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대형주의 조기 편입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유동 시가총액이 상위 50위 종목 시가총액의 50%를 넘겨야 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상위 50위인 대한항공 시가총액이 약 8조6000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LG CNS는 유동 시가총액이 4조3000억원을 웃돌아야 한다. 보통주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5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로, 공모가 대비 253% 이상의 주가수익률을 유지해야 한다.

상장일 LG CNS 거래대금은 69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2월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피알의 경우 상장일 거래대금만 1조6000억원을 웃돌았다. 실제로 공모주 시장 경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장한 공모주 가운데 미용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상장일 44.4% 상승)를 제외하고 모두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디엔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 SK엔무브를 비롯해 올해 상장을 노리고 있던 '대어'들도 고심이 깊을 전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공모 일정을 적절히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우수민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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