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EU "4월부터 보복"…英 "모든 옵션 테이블에"(종합)
'버번 위스키' 등 두 단계 걸쳐 41조원 美제품 대상…협상 여지는 열어둬
고동욱
입력 : 2025.03.12 17:10:12
입력 : 2025.03.12 17:10:1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본격적인 전면전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을 겨냥한 관세가 발효된 데 이어, 단일 국가를 넘어선 경제권역인 유럽연합(EU)이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다.
12일(현지시간)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4월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서명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관련 포고문의 효력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날 0시 1분 발효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EU의 보복 관세는 크게 두 단계로 부과된다.
우선 2018년과 2020년 미국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유럽의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한 관세에 맞서 도입했으나 올해 3월부터 발효를 보류했던 보복 관세를 내달 1일부터 예정대로 전면 시행하는 것이 첫 번째다.
80억 유로(약 12조원) 규모의 미국 상품이 이 관세의 영향권에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선박부터 버번 위스키, 오토바이에 이르기는 상품들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여기에 EU는 자체 논의 과정을 거쳐 4월 13일께 총 180억 유로(약 28조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 규모와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 공산물과 농산물이 모두 관세 패키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집행위원회는 설명했다.
집행위원회는 "정당화될 수 없는 무역장벽으로 인한 유럽의 기업·노동자·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보복 관세 공식화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중국, 캐나다, 멕시코를 넘어 EU라는 블록까지 확전한 것이라는 점에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관세에 그치지 않고 국가별 상호 관세 부과까지 예고하고 있어, 국제사회는 숨죽인 채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관측된다.
프랑스의 뱅자맹 아다드 유럽 담당 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나아갈 수도 있다"며 더 강한 대응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보복 관세를 발표한 성명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우리는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마로스 세프코비치 무역 담당 부위원장에게 미국과 접촉해 해법을 찾을 역할을 맡겼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부터 유럽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직면한 각국 지도자들이 맞불을 놓았을 때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 캐나다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의 51번째 주 편입을 요구받는 굴욕을 겪으면서 커진 내부 반미 정서를 발판 삼아 즉각적인 보복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벼랑 끝 전술'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미국에 수출하는 전기에 25% 수출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50%로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수출세를 철회했다.
같은 시기 멕시코가 즉각적인 관세 보복을 하지는 않으면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미국의 관세를 유예받는 '실리'를 챙긴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가 전기 수출세 발표 이후 곧바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대화를 나누는 등 캐나다 역시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이에 각국은 앞으로 관세 전쟁의 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자국 사정에 맞는 대응책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조너선 윌킨슨 캐나다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상무장관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영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미국과 긴밀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sncwook@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DSRV, UN산업개발기구와 파트너십 체결
-
2
솔루엠, 상장 후 첫 ‘자사주 소각’…주주가치 제고 시동
-
3
더즌 청약에 6244억 몰려 이달 24일 코스닥 첫거래
-
4
적자 쌓이는 배터리기업 대출상환 여력 비상
-
5
KB운용 “변동성 커진 美증시, 지역·포트폴리오 분산과 방어주 투자로 돌파”
-
6
노바텍, 주당 1,409원 현금배당 결정
-
7
오락가락 증시…고배당ETF가 '투자 피난처'
-
8
"美증시 조정 일시적 … AI株 실적 나오면 반등"
-
9
빛과전자, 26.67억원 규모 공급계약(댁내 단말기용 광모듈) 체결
-
10
증시요약(5) - 특징 종목(코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