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진짜 공포는 4월부터”...토허제 영향 예의주시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입력 : 2025.04.01 07:44:40
당국·은행권 주별 대출 신청·실행·승인 규모 파악
3월 5대은행 가계대출 증감, 전달 대비 반토막
강남3구 외 학군지 양천·광진·강동도 다소 증가
가계부채 ‘3월 하락·4월 상승’ 반복에 당국 긴장


[사진 = 뉴스1]


금융당국이 매년 가계부채가 증가해온 4월을 맞아 선제 대응에 나선다. 매년 4월은 이사철이 본격 시작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되는 시점인 데다 올해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당시 신청한 주택담보대출이 4월부터 실행되면서 관련 수치가 가계부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과 금융당국은 금융위원회가 1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비롯한 은행권과 함께 가계대출 대응 실무회의를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서울 자치구, 경기 과천 등 아파트값 변동성이 큰 곳을 중심으로 매주 이뤄진 주담대 신청·승인·실행·상환 규모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당국이 긴장의 끈을 이어가는 것은 매년 ‘3월 하락, 4월 다시 상승’하는 흐름이 수년간 반복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의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3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기록했다가 4월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3월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외 강동·양천·광진구도 다른 자치구에 비해 가계대출 수요가 다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동구는 송파구와 인접한 효과로 인한 것이고, 양천·광진구는 각각 목동과 워커힐아파트 권역 같은 전통적 학군지가 소재한 곳이다.



강남3구가 매달 둘째·셋째주에 대출이 증가하면 앞서 강동·양천·광진 등 3개 구가 넷째주에 동일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금융권 관계자는 “강동·양천·광진구의 상승폭이 과도하게 크거나 전체 가계대출 대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고 타 자치구와 다소 차이가 나는 정도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최근 집값 과열 양상을 보인 과천 역시 중도금이나 이주비 등 집단대출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분위기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국은 실무회의에서 자치구별 점검에 더해 상호금융 등 후순위 주담대의 취급 현황과 위험 정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주택자 대출이나 조건부 전세대출 등 은행권에서 시행 중인 대출 규제책의 실효성도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과 은행권에서는 3월 가계대출 흐름이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1일부터 28일까지 가계대출은 1조5141억원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 이는 2월 가계대출이 1월 대비 3조원 넘게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주담대 역시 2월 증가액(3조3836억원)의 절반 수준인 1조7977억원 느는 데 머물렀다. 신용대출은 3월 28일 기준으로 전월 대비 오히려 1394억원 감소한 101조819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토허제 해제 이후 예상했던 (대출 폭등 등) 뚜렷한 신호는 아직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그런 뚜렷한 신호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 4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3월은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 등이 맞물려 대출 수치가 줄지만, 4월엔 따뜻해지는 봄 날씨와 함께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고 정책성 대출도 함께 늘어난다. 여기에 주담대 신청부터 실행까지 2개월 정도 시차가 존재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4월부터 토허제 해제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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