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그대로인데”...장보기 망설이게 하는 물가, 트리플 악재 덮쳤다
이지안 기자(cup@mk.co.kr),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입력 : 2025.04.03 07:39:41
입력 : 2025.04.03 07:39:41
3월 소비자물가 전년比 2.1%↑
가공식품∙외식물가가 상승 견인
경북 지역 대형산불 사태에
농축산물 공급 차질 우려도
고환율 지속 시 물가 악영향
가공식품∙외식물가가 상승 견인
경북 지역 대형산불 사태에
농축산물 공급 차질 우려도
고환율 지속 시 물가 악영향

2%대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데다 외식물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폭탄에 따른 환율 변수가 수입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엎친 데 덮친격으로 영남지역 대형 산불에 따른 농축산물 수급 불안정으로 생활물가가 다시 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먹거리 품목별 수급 점검과 공공요금 인상 자제를 통해 물가 방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로 1년 전보다 2.1%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작년 9월부터 4개월간 1%대를 유지했지만, 연초 국제유가 상승으로 1월(2.2%), 2월(2.0%)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째 2%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엔 가공식품과 외식물가가 상승하며 최종물가를 끌어올렸다. 가공식품물가는 3.6% 상승했는데, 2023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다. 가공식품물가는 올해 들어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줄을 이으며 3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빵(6.3%), 커피(8.3%) 등 원재료값이 오른 품목들의 인상폭이 두드러졌고 김치(15.3%), 햄·베이컨(6.0%)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물가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3% 인상돼 2개월 연속 3%대다. 생선회(5.4%), 치킨(5.3%) 등이 많이 올랐는데 각각 19개월, 13개월 만에 오름폭이 가장 컸다. 여기에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3.1% 올랐고, 등록금 인상 여파에 지난달 사립대 납입금은 5.2% 올랐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은 상승폭이 2월 6.3%에서 3월 2.8%로 내려갔고, 농축수산물은 0.9% 상승에 그쳤다.
1분기 물가상승률은 2%로 일단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에 있지만 잠재적 상승 요인이 이어지며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이달에도 라면이나 맥주 등 일부 가공식품 출고가가 인상된 만큼 수개월에 걸쳐 소비자물가에 추가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북지역 대형 산불이 농축산물 공급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산불 피해 지역은 사과, 양배추, 마늘, 양파, 소고기 등의 주산지로 공급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세욱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과 재배지는 이번 산불로 국내 재배면적의 9%가 피해를 입었는데, 길면 2~3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추락한 달러당 원화값도 불안 요인이다.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 기준 1472.9원을 기록해 2009년 3월 이후 16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수입물가를 자극해 최종물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발 관세전쟁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자국 물가가 최대 0.7%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국가별 보호주의가 강화되며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이 모두 재정을 통한 부양정책을 시사하고 있어 시장 내 유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기상 여건과 지정학적 변수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저성장과 고물가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억눌렀던 물가 상승과 고환율 상황, 관세전쟁으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 등 성장률 둔화가 이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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