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안에 거래량 급증···진짜 경기방어주는 ‘거래소’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4.14 16:20:12
하락하는 美 주식에 선물·옵션거래 증폭
북미 3대 파생상품 거래소는 역사적 호황
CME그룹 주가는 올해 12.4% 상승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활발한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자산을 지키고 있다.

이에 파생상품 거래소들의 거래량이 증가해,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주가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대 파생상품 거래소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시카고거래소그룹(CME) 주가는 12.4% 상승했다. CME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뉴욕상품거래소(NYMEX), 상품거래소(COMEX) 등을 운영하는 북미 최대의 파생상품 거래소다.

대륙간거래소(ICE)도 올해 주가가 4.4% 상승했다. ICE는 미국·영국·캐나다 등에서 원자재 파생상품을 거래소를 운영하며, 2012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모회사 CBOE글로벌마켓은 같은 기간 주가가 9.5% 올랐다. CBOE글로벌마켓은 뉴욕증시 변동성지수 ‘VIX’ 기반의 다양한 파생상품을 제공해 투자자들의 변동성 헷지를 돕고 있다.

세 거래소는 미국주식 약세장에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어 우수한 주가 수익률로 이어지고 있다.

강재구 한화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로 인해 주식 헷지를 위한 파생상품 거래와 롱·숏 투기적 포지션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 결과 파생상품 거래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는 “거래소 주식은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시장보다 양호한 성과를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변동성 장세에서 포트폴리오 방어력 강화를 위해 거래소 주식을 편입하라고 권했다.

CME와 ICE는 지난 1분기 역사적 최대 거래량을 달성했다. CME와 ICE의 1분기 일 평균 거래량(ADV)은 각각 2977만건·997만건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31% 상승했다.

특히 CME의 에너지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290만건을 기록했고, 농산물 거래량은 23% 증가한 196만건을 기록했다.

ICE도 에너지 거래량이 543만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으며, 단기금리 상품 거래량은 338만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60% 늘었다.

특히 CME의 경우 주주환원 강화책까지 펼치고 있어 거래소 주식 중 최선호 편입 대상으로 지목됐다. 회사는 12년 동안 분기 배당금을 확대해 왔으며, 이 기간 배당액은 3배 넘게 뛰었다. CME는 매년 현금 수입의 5~60%를 배당 목표로 삼고 있다.

ICE는 데이터 및 기술 서비스 강화를 통해 구독 매출을 확대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택 보급 정책으로부터 주택 융자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CME와 ICE는 가파른 성장세의 가상자산 거래소들보다 두 배 큰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CME와 ICE의 시가총액은 각각 942억달러(약 134조원)와 896억달러(약 127조원)로, 445억달러(약 63조원)의 코인베이스와 387억달러(약 55조원)의 로빈후드보다 높다.

CBOE글로벌마켓의 시가총액은 225억달러(약 32조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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