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에 엇갈린 유럽 극우…트럼프 편이지만 유권자 눈치

"자멸적 정책" vs "자국경제 위해, 이해할만"
김지연

입력 : 2025.04.27 19:48:22


독일 AfD 공동대표 바이델(왼쪽)과 크루팔라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편을 들어온 유럽 극우 정당들이 관세 정책 앞에선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민 반대, 기후 회의론 등 마가(MAGA·트럼프의 선거 구호)와 궤를 같이하지만, 무역 갈등에 자국 경제가 흔들리면 표심을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인 알리스 바이델 독일대안당(AfD) 공동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해 "자유 무역에 근본적으로 나쁘다"며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자멸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같은 당의 티노 크루팔라 공동대표는 "이해할 만하다.

자국 경제 보호를 위해 자유 무역을 제한해야 할 때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가 협상에 나서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몇 안되는 유럽 정상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 관세를 "실수인 선택"이라고 부르면서 유럽연합(EU)과 협상에서 관세가 철회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멜로니 총리의 연정 파트너이자 극우당 동맹(Lega)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달 트럼프 관세를 옹호했다가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의 반발을 사자 태도를 다소 완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동맹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나 포르투갈 극우 포퓰리즘 정당 체가도 트럼프 관세를 '이해할 만한 전략'이라며 옹호했다.

반면,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은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과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고 있다.

지도자 마린 르펜은 프랑스가 '영리한 보호주의'를 실행해야 한다면서 트럼프의 '잔혹한 방식'에 맞서 EU로부터 무역 정책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멜로니(왼쪽) 총리와 살비니 부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FT는 이같은 긴장이 트럼프 관세로 증폭되기는 했지만 트럼프 이전에도 존재하던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AfD의 경우 2013년 유로존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경제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창당된 정당이었다가 점차 민족주의, 반세계주의 세력으로 확장했다.

베를린 자유대의 토마스 그레벤은 "AfD만의 얘기는 아니지만, 이 당은 분명히 신자유주의 진영과 더 사회적 보호주의적인 진영으로 나뉘어 있다"고 분석했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기업 컨설턴트 출신 페터 뵈링거 AfD 공동 부대표는 미국의 마가 세력부터가 무역에 대해 의견이 일치된 것은 아니라면서 당내 분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과 일론 머스크의 무역 정책상 이견을 가리키며 "나는 머스크의 견해 쪽이지만 이는 AfD 내에서 이건 대단히 민감한 이슈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드레스덴 공대의 극우 문제 전문가인 마네스 바이스키르허는 AfD가 이런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전가하는 방법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AfD와 같은 극우 정당은 사회 한쪽의 강한 불만을 바탕으로 번성한다.

독일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AfD는 정부에 대한 대중의 실망을 이용해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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