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의 베트남법인 살리기, 3년 시간 벌었다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5.04.30 18:25:47
효성화학 베트남법인 효성비나케미칼
약 6000억원 자본 확충해 ‘눈길’
앞으로 3년간 버틸 수 있는 체력 갖춰

효성화학 자본잠식으로 주식거래 정지
베트남법인 살아나야 반등 가능한 구조


[본 기사는 04월 30일(09:59) ‘레이더M

’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사진=효성화학]
효성화학이 ‘베트남법인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가 중국발 과잉공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효성화학이 지난 3년 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베트남법인인 효성비나케미칼에 2억2950만달러(원달러 환율 1430원 적용시 3281억원) 가량을 출자전환한다. 이에 더해 증권사로부터 PRS 계약(일종의 담보대출)을 통해 총 3153억원을 조달하는데, 이 중 2억2050만달러(3153억원)를 효성비나케미칼 유상증자 대금으로 활용한다.

이렇게 될 경우 효성비나케미칼의 자본총계는 약 6000억원 가량이 늘어나게 된다.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효성비나케미칼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4024만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부채는 11억달러에 이르고, 효성비나케미칼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1억9879만달러, 1억6692만달러의 법인세차감전순손실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LPG가격이 대폭으로 상승하면서, LPG를 통해 PP를 만드는 베트남 법인의 순손실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자본총계(4024만달러)로는 순손실을 감당하기 힘든 구조다. 아울러 효성비나케미칼은 사업 확장을 위해 2030년까지 도합 6238만달러 규모의 설비투자(CAEPX)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효성화학은 약 6000억원을 효성비나케미칼에 긴급지원하게 됐다. 약 3년 정도의 시간을 번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 LPG 가격이 낮아지길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PP(폴리프로펠린)이 매출서 50-60% 비중을 차지하며, 연간 122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베트남법인 생산능력은 60만톤에 달한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자본잠식(-679억원) 상태에 돌입하며 지난달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최근 특수가스사업부를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 9200억원에 매각하며 자본잠식서 사실상 벗어났지만, 확보한 현금 대부분은 빚을 갚는데 사용됐다.

효성화학 입장에선 1조원 넘게 투자해 만든 베트남공장을 꼭 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효성비나케미칼 6000억원 유상증자는, 효성화학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돈을 끌어와서 자금 지원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2~3년 내에 실적이 반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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