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한 달 새 30% 넘게 오르며 10만 달러 선을 돌파하자, 미국 뉴욕증시에서 코인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11일 코인게코 오후 2시 기준 10만 4155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1%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중국간 첫날 무역협상에서 “많은 합의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오른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마라홀딩스, 헛8 마이닝, 스트레티지 등 주요 종목들도 나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주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53억 달러가 유입된 것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다.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2분기 중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기업들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나스닥 상장사 코인베이스는 최근 한 달간 17.51% 올랐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 거래량이 늘수록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는 구조다.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1분기 거래 사업 매출만 12억 6000만 달러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1분기 매출이 20억 달러로 월가 예상치(21억 2000만 달러)에는 못 미치자 9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3.48% 하락한 199.32달러로 마감했다.

이 회사는 최근에는 파생상품 거래소 더리빗(Deribit) 인수로 거래 상품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로빈후드 역시 최근 한 달 34.9%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로빈후드는 지난 1일(현지시간) 시장예상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9억 2400억 달러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로빈후드 주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번스타인(Bernstein)은 지난 2월 로빈후드 목표 주가를 기존 51달러에서 105달러로 높였다. 다만 수수료 경쟁 심화와 규제 불확실성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마라홀딩스와 헛8 마이닝도 각각 최근 한 달 34.24%, 18.41%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직접 수혜주로 꼽힌다. 하지만 채굴 난도 상승, 전기료 인상, 각국의 규제 등은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이끄는 스트레티지(Strategy)도 최근 한 달 새 52.76% 상승하며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55만 5450개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 마다 자산가치가 급등하는 구조지만, 반대로 가격이 하락할 경우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약점이다.

코인 관련 기업 주가를 좌우하는 비트코인 가격은 관세 협상에 달렸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상화폐 거래소 BTSE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제프 메이는 “미·중 관세 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무역 긴장을 완화해 가상화폐와 같은 위험 자산으로 자금을 다시 이동시키고 있다”며 “이는 잠재적으로 비트코인을 사상 최고치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미·중 무역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거나 긴장이 높아지는 징후가 나타나면 현재의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