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중견기업들은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 분쟁, 정치 혼란 등 대내외 복합 위기 속에서 대기업이 견실한 성장 기조를 이어간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사업 여건이 취약한 중견기업은 위기에 노출되며 역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대기어·중견기업 실적 증감 현황 [CEO스코어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상장 중견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1분기 매출은 60조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9천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의 영업이익 감소세는 대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이 60조9천6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급증한 것과 대조를 보이는 모습이다.
한미반도체 본사 1공장 [한미반도체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개별 기업별로는 한미반도체가 전년 동기 대비 142.6% 증가한 6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조사 대상 중견기업 중 영업이익 증가폭(409억원)이 가장 컸다.
이어 원익피앤이(323억원↑), 씨젠(292억원↑), 한국카본(285억원↑), 주성엔지니어링(269억원↑), 에이피알(268억원↑), 위메이드(263억원↑) 등도 영업이익 증가 규모가 컸다.
반면 제이앤티씨(459억원↓), 더블유씨피(310억원↓), 톱텍(294억원↓), 삼목에스폼(248억원↓), 피엔티(239억원↓) 등은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컸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건자재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천396억원(-65.6%) 급감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업종 내 기업 40곳 중 25곳의 영업이익이 줄었고,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지난해 1분기 6곳에서 올해 1분기 11곳으로 늘었다.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도 22.6% 감소했다.
해당 업종 내 중견기업 102곳 중 절반이 넘는 57곳의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 수도 23곳에서 35곳으로 늘었다.
이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을 필두로 대기업군의 IT전기전자 업체들이 실적을 견인하며 영업이익이 39.5% 증가한 것과 큰 대조를 보이는 모습이다.
IT전기전자 업종 내 중견기업 간 희비도 엇갈렸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특수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반면,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모바일·PC 관련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밖에 제지(549억원↓), 의료기기(204억원↓), 유통(25억원↓) 업종의 영업이익도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서비스(869억원↑), 제약·바이오(431억원↑), 자동차·부품(393억원↑), 조선·기계·설비(379억원↑), 석유화학(215억원↑) 등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