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광고수익에 기부는 '쥐꼬리'…"빅테크, 광고시장 왜곡"
광고홍보학회 학술대회…"광고수익 상당부분 본사 송금해 법인세 축소"
김현수
입력 : 2025.05.25 07:00:06
입력 : 2025.05.25 07:00:06

[한국광고홍보학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 광고 수익 상당 부분을 비용 명목으로 해외 본사에 송금하면서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가 왜곡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한국광고홍보학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는 빅테크 기업이 국내 광고 수익 규모에 맞는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국내에서 큰 수익을 내는 해외 법인의 일부는 기부금이 전무하거나 수천만원 수준"이라며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기부금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내 IT 기업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구글코리아의 손익계산서에 기반해 추정한 결과, 광고 매출은 최소 2조4천416억원∼3조445억원으로 추정돼 전체 매출 대비 26.9%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코리아의 광고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23%인 2천516억원, 페이스북코리아는 97.6%인 6천505억원으로 추정된다고도 덧붙였다.
강 교수는 빅테크 기업의 한국 법인이 국내 수익 대부분을 광고 매입 비용이나 멤버십 구매 대가 등 명목으로 해외 본사에 송금함에 따라 수수료 수익 등 일부 항목만을 공시해 매출과 법인세 신고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현실에선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동후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구글코리아의 광고 수익이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될 정도로 막대하지만, 국내 광고 시장은 정체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등이 추산하는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가 10조원 안팎에서 정체되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이 얼마나 과소 추정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해외 빅테크의 행태를 단순히 매출액과 법인세를 축소하는 문제가 아닌 광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경제적 부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으려면 토종 플랫폼을 기업을 키우는 노력에 AI 기술 육성 못지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형구 교수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yunsu@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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