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울한 면세업계, '롯데'만 웃었다…신라·신세계는 법원에 '임대료 인하' 조정 신청

구민정

입력 : 2025.05.26 16:49:07



【 앵커멘트 】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법원에 인천공항 임대료 조정 신청을 냈습니다.


불황에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더는 임대료로 인한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건데요.

인천국제공항 '승자의 저주'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를 깎아달라며 법원에 조정 신청을 했습니다.




제1·2 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내용입니다.




본래 인천공항 면세점은 업체별로 고정 임대료를 납부하도록 해 왔으나, 지난 2023년부터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해 산출되는 '여객수연동'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공항 여객 수는 늘어난 데 반해 면세점 고객 수와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어 손실이 감당할 수 없이 커졌다는 게 두 면세점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인천공항 이용객 수가 매월 300만명 안팎인점을 고려하면 업체당 월 임차료는 대략 300억원 수준으로, 연간 3천 600억원에 달합니다.




게다가 신라·신세계 면세점은 올해 1분기 각각 50억원, 2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는 등 고환율에 실적마저 고꾸라진 상황입니다.




그러나 업계 형평성 문제도 거론되는 만큼 임대료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두 면세점보다 낮은 입찰가를 써내 인천공항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 업체들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라·신세계와 함께 입점한 현대면세점은 지난해 공항에서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애초에 높은 입찰가를 써낸 것이 잘못인데, 특혜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인천공항 특허권을 따내지 못했던 롯데면세점은 1분기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면세점 중 유일하게 적자를 면했습니다.




인천공항 철수를 계기로 임대료 부담을 덜어낸 롯데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 다이궁과의 거래 중단을 통해 송객수수료까지 절감하며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 인터뷰(☎) : 최가연 / 롯데면세점 관계자

- "수익성이 좋지 않은 대형 다이궁 판매 비중을 낮추는 대신,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고 개별 관광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등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



체질개선에 성공한 롯데면세점이 본격적인 반등에 나선 가운데, 인천공항에 남은 신라와 신세계가 '승자의 저주'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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